이인화 내포민속문화연구소장, 합도초 교감

승전목의 바위 절벽. 사진제공=당진시청
승전목의 바위 절벽. 사진제공=당진시청

[당진신문=이인화내포민속문화연구소장, 합도초 교감] 당진은 해안도시다. 하지만 그 아름답던 해안은 간척사업으로 모두 공장, 논경지로 바뀌어 그 좋은 자연경관이 다 사라진 안타까운 곳이다. 그렇다고 높은 산도 없고 물 좋고 쉴만한 공간도 없다. 그러다 보니 여름철이 되면 쉬고 놀 만한 계곡을 찾아 나서야 한다. 하지만 그런 좋은 장소가 될 곳이 있다. 역사문화적으로도 가치가 있고, 경관도 아름답고 빼어난 곳. 지역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사람들과 함께 할 만한 곳 바로 승전목이다. 

- 글 싣는 순서 -

① 동학농민전쟁의 유일한 승전지 ② 소중한 역사문화 공간 승전목 
③ 승전목을 역사문화교육장으로 ④ 승전목에 대한 그동안의 노력과 과제


우리 고장 당진에는 자랑할 만한 문화재 및 문화공간이 그리 많지 않다. 

국가 지정문화재로 국보급은 한 점도 없고, 보물급으로 정미면 수당리 안국사지에 제100호 석불입상과 101호 석탑이 있고, 면천면 성하리에 제409호 영탑사 금동삼존불상, 송악면 가교리 제987호 신암사 금동불좌상 등 4점, 그 외 천연기념물 2점, 무형문화재가 제75호 기지시줄다리기, 제86-나호 면천두견주, 김대건신부유적 등이다. 

이런 역사유물 유적은 지역 정체성 확립 및 자라나는 세대들의 교육장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고 지역민의 정체감을 뒷받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래된 건축물이 건축적 우수함뿐만 아니라 조상의 업적이기에 후세들에게 공경심도 심어주고 국민들의 사기도 고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는 해결되었다. 건전한 여가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문화공간도 개발해 경제생활의 따분함을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시민들에게 삶의 질적 변화를 높이겠끔 좋은 공간도 확보해 주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승전목은 아주 좋은 장소이다. 20여 년 전부터 당진시문화재보호위원회, 신문칼럼, 책 등을 통해 강조해서 말씀드려왔다. 

특히 2004년도 2005년도에는 역사교육장을 만들자는 의견, 경관이 좋으니 이배산폭포를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볼거리도 주고 쉼터도 제공하자고 주장해 왔고, 향토문화재로 지정하자고 여러 차례 주장해왔다. 필자는 이제 승전목을 사적지, 또는 명승지로 지정하자고 하고 싶다. 

승전목 바위 절벽 아래 흐르는 천. 현재 물놀이 및 수영은 금지되어 있다. 사진제공=당진시청
승전목 바위 절벽 아래 흐르는 천. 현재 물놀이 및 수영은 금지되어 있다. 사진제공=당진시청

 

승전목은 첫째, 동학농민전쟁 당시 일본군과 싸워 동학군이 승리한 유일한 곳이고, 둘째, 백제와 일본 고대사를 정립할 수 있는 곳으로 일본 역사서 『서기』에 고련단경수가 흐르는 곳이라고 주장되는 곳으로 일본인들도 내왕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이다. 셋째, 민백준 마애비가 존재하며, 넷째, 장승, 도깨비 바위, 기우제 등 민속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고, 다섯째, 절터 2곳, 내포천주교사에서 전파과정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사기소 공소, 구룡리 공소가 존재하는 등 종교사에서도 매우 가치가 높은 곳이다. 

문화공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가 없다. 승전목은 이배산 봉우리 그 산자락, 승전목 목쟁이의 사기소와 구룡이 공소, 기암절벽 아래의 절터, 할아비바위와 기암절벽, 이배산폭포 등 말발굽이 두 개 겹쳐있는 절묘한 장소다. 그 시작점은 사기소리 안양주유소에서부터 구룡리 승전주유소 지역까지다. 

본 필자가 지난 1997년 내포지역 동학농민전쟁을 조사하며 승전목 개발을 살릴 방안으로 장마철에 쏟아지는 용주봉 폭포, 이배산으로부터 떨어지는 절경 중의 절경인 자연폭포를 양수기 몇 이용해서 폭포를 재연해도 멋진 경관을 연출할 수 있고, 역사문화유적들이 산적해 있으니 안내판만 세우고 하천 변에 벤치 몇 개만 놓아도 빼어난 환경과 함께 냇가에서 고기도 잡고 다양한 우리 문화도 접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교육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안타깝게도 승전목이 너무 파괴되어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겠지만 몇 푼 안 들이고 시민들에게 그곳을 돌려 줄 수만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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