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민관협치를 기획하는 자세
[의정칼럼] 민관협치를 기획하는 자세
  • 당진신문
  • 승인 2021.06.25 18:54
  • 호수 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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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연 당진시의회 의원

[당진신문=조상연]

협치란 정책의 추진과정에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것으로 정보의 공개와 쌍방향적 소통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정보와 소통 없이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결여된 정책은 시민들의 저항과 갈등에 의해서 추진 동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정책의 실패는 또 다시 시민들의 패배 의식과 무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로 인해 참여가 결여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하지만 과연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만으로 해결이 될까요?

정책추진과정은 의제를 설정하고 초안을 제시하고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관은 ‘논의할 문제를 설정하고 시민들에게 물어보고 정보를 공개했다. 의견을 내지 않은 것은 시민들의 책임이니 부득불 최선의 초안을 제시하고 일부 참여자들에게 설명하고 정책을 확정했다’는 식이였습니다. 

세상에 완벽하게 공적인 문제가 있는지 조차 불분명합니다. 거의 대부분 문제는 일부 계층, 연령대 심지어 일부지역에 한정된 것입니다. 결국 문제 제기는 당사자의 필요에 의해 제안됩니다. 공론화 성공 여부도 당사자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공론화에 성공한 의제는 정책에 반영되고 최대 수혜자는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공론화에 성공한 사람은 점점 발언권을 더 갖게 됩니다. 부익부 빈인빈이 자본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목소리 큰사람이 문제를 설정하고 주민들의 바램은 소외됩니다.

공론화된 문제의 해결책을 만들 적에도 시민들은 소외됩니다. 행정은 초안이기 때문에 논의 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일부와 협의합니다. 그리고 담당부서에서 아는 단체에게 위원 추천을 요청하고 시장이 그 중에 임명을 하게 되면서 대표성이 결여된 위원회가 구성됩니다. 이런 위원회에서 앞서 주민의 의견이 부실하게 반영된 안을 깊게 고민할 시간도 없이 논의하고 결정합니다. 

각 읍면에는 농로포장, 용수로 정비, 마을회관 경로당에 필요한 물품 등의 예산이 필요합니다.이런 예산은 지자체의 여러 역할 중 관리 기능에 필요한 예산입니다. 시민들의 아우성은 눈을 안치워서 도로가 엉망일 때, 가로등이 고장나 어두울 때, 가물 때 용수로에 물이 새서 물이 안 올 때처럼 오감이 불만족할 때 생깁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사항이 해결되는 예산배분의 절차는 이렇습니다.

매년 시의 예산부서는 예산편성 요구안을 각 읍면에 제출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각 읍면장은 그동안 각 리통장의 요구사항 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하여 제출합니다. 각 리통장은 마을 주민들의 직접선거로 선출되므로 읍면장은 리통장의 의견을 마을의 의견으로 간주합니다. 실제로 리 통 주민의 의사가 반영된 요구사항이 정리 되었는지는 별개로 말이죠. 

예산편성요구안을 정할 때 각 리통간에는 투쟁이 일어납니다. 시급하여 한 마을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면 우선순위에서 밀려 예산 배정을 적게 받은 마을의 장은 그 능력을 의심받게 됩니다. 결국 각 리통별, 반별로 예산을 균등하게 배분하고 아무리 시급한 사업이라도 수년간 조금씩 조금씩 진행됩니다. 결국 1km의 농로를 포장하는데 10년이 걸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를 주고 소통이 된다고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일어나겠습니까? 

예산이 실행될 적에도 시민과의 협력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협력 또는 협치라는 것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협치를 통해서 시민은 여러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재미, 금전적 이익, 자기단체의 홍보, 하다못해 자원봉사시간 적립이나 관계자와의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성과를 챙길 수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부수적으로 공익이 보장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서로의 이익이 적절하게 맞아야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예산이 투입되는 거의 모든 행사는 실패사례입니다. 시는 예산을 투입하고 기획 실행하는 단체는 관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노심초사하여 고가의 경품, 무료간식, 기념품, 그리고 화려한 무대와 유명연예인을 활용합니다. 그 행사가 가지고 있는 공익적인 목적은 온데 간데 없어집니다.

이렇듯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을 추구하지만 단계 단계에서 민관협치 기획에 참여자의 이익을 고려하는 고민이 부족한다면 ‘의견을 물어보기는 하지만 실행은 마음대로 하는’ 민관협치가 횡횡하게 됩니다. 결국 주민이 주인이 되는 행정이 아니라 주민이 소비자가 되는 행정이 됩니다. 드리고 그 소비자는 종종 블랙컨슈머가 되지요. 

소통과 정보공개가 민관협치의 기본요소지만 우리는 사람이 이기적인 동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서로의 이익에 기반 한 기획만이 협치를 가능케 합니다. 시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주최자가 참여자를 도구로 생각한다면 금세 알아챕니다. 주민은 인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협조를 하지만 호시탐탐 불참을 선언할 기회를 노립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주민의 참여가 간절한 시점입니다. 참여자가 기획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통쾌한 복수의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당진시 민관협치 활성화 방안 정책 토론회 토론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