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농협 하나로마트 등 사용처 확대 방안 검토
전자식 상품권(카드) 도입 협의 중...이르면 7월부터 시행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가 당진사랑상품권의 사용처로 그동안 제외됐던 농협 하나로마트로의 확대를 검토하는 한편 카드 사용 전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당진시는 지난 2019년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내 등록된 소상공인 가맹점과 농자재마트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당진사랑상품권을 지류로 발행했다. 다만 현재 대형마트 및 농협 하나로마트에서의 사용은 제한되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품권 가맹점이 적은 읍면 단위에 거주하거나 이동이 불편한 고령의 주민들은 상품권 사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0년부터 농어민수당을 당진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면서, 하나로마트에 대한 사용 제한과 지류 사용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에 지난 4일 당진시는 2021년 당진시 농어민수당 심의위원회를 열고 당진시농어민수당(당진사랑상품권) 사용처 제한 개선 및 지급방식변경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농어업인 측은 상품권의 사용처가 농협 하나로마트로 확대되면, 가맹점이 적은 읍면 단위 지역 주민들의 사용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 측은 매출 하락을 우려하며 반대했다.

당진시 이통장협의회 김한조 회장은 “농어민수당으로 당진사랑상품권을 받고 있는 농업인들은 사용처 제한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상품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니까 마을 이장님들에게 바꿔달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농가주부모임당진시연합회 오정순 회장은 “시기상 농어민수당을 농사철이 지나서 지급 받고 있는데, 그러면 농민들은 농자재 구매도 못하니까 상품권을 그냥 갖고 있는 분들도 많다”며 “요즘 마트에서는 배달을 해줘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바쁜 주민들은 마트를 많이 찾고 있다”며 하나로마트 사용처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진시소상공인연합회 유성준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은 매출 하락 등의 어려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특히 주위 소상공인들은 한 가지 품목만을 집중해 판매하다보니 영향을 많이 더 받을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농어업인과 소상공인의 입장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당진시는 소상공인을 위한 배려도 중요하지만 농어업인의 사용불편에 따른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진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농어민수당을 당진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 이후에 ‘받아도 쓸 수 없다’는 민원을 많이 받았다”며 “사용 불편에 대한 의견이 많아졌고, 시 입장에서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미면, 석문면, 대호지면, 신평면, 우강면 등의 지역에서는 사용처 확대에 크게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사용처를 확대할지, 아니면 하나로마트에서의 사용 제한율을 정할지에 대해서는 더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선 당진시는 경제 규모가 비슷한 서산시의 사례를 통해 하나로마트에서의 사용 제한율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진시에 따르면 서산시는 지역상품권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농협 관련 유통비율이 약 28%로서 지역상품권 소비의 농협 쏠림 현상은 우려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당진시 관계자는 “사용률 제한은 해마다 유통액의 35% 이상 하나로마트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집계되면, 즉시 마트에서는 상품권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방침”이라며 “사용률 제한 방안을 추진한다면 서산시의 농협 유통비율 28%를 참고해서, 당진시는 35%의 제한 한도를 정하는 것으로 다음에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당장 사용처 확대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정 기간이 지나고 하나로마트 사용에 대해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류 상품권, 충전식 카드 도입 협의중

이날 심의위원회에서는 지류 상품권을 전자식 화폐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농업회의소 최우현 소장은 “농민이 조금이라도 편할 수 있다면 충전식 카드로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나”라며 “카드로 하면 발행처에서 수수료가 들어간다는 문제도 있지만, 갖고 다니기 편하도록 지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당진시는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전자식 지역화폐 도입과 발행액을 확대해 지역 경제활성화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진시 경제과 관계자는 “전자식 지역화폐 도입을 위해 현재 조폐공사와 농협과 함께 협의를 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지류가 아닌 카드로 상품권을 지급하면, 시민들도 갖고 다니기 편하고, 활용성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현재 협의를 하고 있고,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절차가 복잡한데, 이르면 7월에는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심의위원회에서는 2020년도 당진시 농어민수당 추진현황 및 2021년도 당진시 농어민수당 신청현황에 대한 보고도 진행됐다.

당진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어민수당 지급 대상자 14,094명 중에 13,973명이 지급받았으며, 지급액은 총 111억 7,895만원이다. 농어민수당으로 지급된 상품권은 2019년 이후 발행된 상품권 금액(289억 5,120만원)에 39%를 차지한다.

수당 지급농가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석문면 (1,565명/125억 1950만원) △송악읍(1,557명/124억 5,500만원) △신평면(1,364명/109억 1,300만원) 순이다. 

2021년 농어민수당 지급 계획으로는 지급대상자 14,350여명에 총 지급 예산액은 114억 8,000만원으로 상·하반기 각각 57억 4,000만원이었다. 그러나 당진시는 상반기 지급대상자 검증을 통해 4월 12일부터 27일까지 지급제외대상자 199명을 제외한 13,869명에게 55억 4,760만원을 지급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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