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의견 취합, 찬성0, 반대6, 보류5, 중립1
당진시 “전기위원회에 보낼 것인지 검토중”

지난 11월 태양광발전 반대 측의 농기계 행진 집회.
지난 11월 태양광발전 반대 측의 농기계 행진 집회.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대호지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주민수용성 조사가 지연돼 온 가운데, 지난 24일 대호지면이 12개 마을(리) 찬·반 입장을 취합해 당진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호지면이 당진시에 보낸 내용은 태양광 발전사업 찬성 마을 0, 반대 마을 6, 보류 5, 중립 1 곳이다.

심화섭 대호지면장에 따르면, 8월 당진시에서 주민수용성조사를 하라는 내용이 대호지면에 공문으로 내려왔고, 주민수용성 방법에 대해 이장들과 회의를 했다. 회의 결과 ‘태양광에 대해 잘 모르는 주민들이 많아 찬반결정을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용역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3개월간 시간을 두기로 했다. 

3개월이 지난 11월이 됐으나 코로나19 문제로 주민총회가 어려운 상황이 돼, 각 마을 주민총회가 열릴 12월로 주민수용성조사가 다시 미뤄진다. 그러나 12월달에 당진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되면서 12월 11일 이장들의 긴급회의에서 “태양광문제도 중요하나 코로나19는 주민 생명과 건강이 달린만큼 주민총회 자체를 다시 연기하자”고 했다는 것.

심화섭 면장은 “12월 15일 당진시에서 다시 주민수용성 조사를 촉구하는 3차 공문이 왔고,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 돼 이장님들께 설명하고 각 마을의 의견을 제출하도록 했다”면서 “이장님들이 주민투표를 진행하거나 임원들과 회의해 찬반 의견을 주기로 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각 마을의 주민의견 수렴 방법은 달랐다.

심화섭 면장은 “비대면으로 찬반 서명을 이장님이 취합한 마을도 있고, 직접 주민들이 투표를 한 곳도 있었으며, 그결과 12개 마을 중 찬성 마을 0, 반대 마을 6, 보류5, 중립 1곳으로 결과가 나왔다”며 “이 내용 뿐만 아니라, 태양광발전을 찬성하는 협동조합측 그리고 반대하는 대책위 측 양쪽 의견과 각각 찬반 서명받은 내용도 같이 당진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노종철 태양광 반대대책위 위원장은 “대책위에서는 12개 마을 중 사업대상지와 거리가 먼 3개 마을을 제외한 각 마을의 찬반 서명을 받은 의견을 대호지면과 산자부 전기위원회에 제출했다”며 “사성1리의 경우 각 세대 서명을 받은 결과 71%가 반대 의견이었고, 사성2리도 63가구 중 61가구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태양광발전사업 대상지이거나 인접한 마을은 사성1리와 사성2리, 적서리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성1리 이영식 이장은 “원래 연말 결산 총회때 수용성 조사를 하려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주민 전체를 모아 투표하는 방식의 주민수용성 조사는 하지 못했다”면서 “비대면으로 찬반 의견 서명을 받았는데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사성2리 최충렬 이장은 “주민수용성 조사를 했다”며 “반대의견이 90%였다”고 전했다.

적서리의 경우 직접 마을 주민 투표를 진행, 결론을 내서 대호지면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경렬 적서리 이장은 “지난 21일 적서리 마을 세대별 투표를 진행했고 찬성이 20표, 반대 90표, 무효1표, 기권 1표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대호지면에서 당진시에 제출한 주민수용성 조사 내용에 대해 태양광 사업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불만을 보이고 있다.

대호지 솔라파크 주민협동조합 측 관계자는 “사업 대상지인 사성1리의 의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성1리 마을 주민들의 전체 의견을 나누는 등 주민수용성 조사를 제대로 해서 그 의견에 따라 다른 마을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면장이 반대쪽에 서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고, 실질적으로 지주나 사업대상지 주민들은 찬성하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대호지솔라파크 주민협동조합 측은 지난 11월 20일 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대호지 면장이 대책위 편만 든다”며 “대호지면장을 교체하라”고 주장을 한 바 있다.

심화섭 대호지면장은 “8월에 주민수용성 조사를 하라는 공문이 왔을 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주민들 의견에 따라 주민수용성 조사를 3개월 연기했고 코로나로 인해 또 다시 지연된 것으로 어느쪽 편도 아니다”라며 “3개월 연기한 것에 대해 제가 반대 편에 섰다고 얘기들을 하시는데, 태양광에 대해 잘 모르니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민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고, 3개월의 시간은 찬성 측이나 반대 측 모두에게 공평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달에 주민수용성조사를 촉구하는 세 번째 공문이 왔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루기 어려워 현재 마을들의 입장을 당진시에 전한 것이며, 공평하게 하려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불법현수막 제거로 인해 마을 곳곳에 게시됐던 태양광발전 사업 찬반 현수막은 사라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주민 갈등이 수그러드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당진시청 기후에너지과 에너지팀 관계자는 “현재 대호지면에서 제출한 (주민수용성조사) 의견을 전기위원회에 제출할지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호지 솔라파크’는 대호지면 사성리·적서리 일원에 태양광 발전 사업을 위해 SK디앤디, 이도, 플라스포가 공동 투자해 지난 6월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1단계 50MW를 시작으로 최대 3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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