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당황해 하고 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경제난국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실하고 절박한 심정인데도, 연일 경제위기 타개책을 쏟아내는 당국자의 소리가 아예 귓등으로도 들리지가 않는다. 대통령의 시정연설도, 호소도 도무지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힘이 빠지고 황당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한 번 상실한 신뢰가 빚어내는 현실의 괴리가 얼마나 거대한 파괴력으로 국민과의 단절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무섭게 가르치며 그 파장을 증명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갈 길이 멀고도 험하고 촌각을 다투는데, 국민에게 아무런 감동도 의욕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이런 무위의 상황이 얼마나 오래 갈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러다가 백약이 무효고 백책(百策)이 무용이 될 수 있으니. 국민은 더욱 답답할 뿐이다.


이즈음에 보이는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국민은 절망을 느낀다. 정부.여당에 실망하는 국민은 대안이 되지 못하는 야당에 더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음도 깨달아야 한다. 절체절명일 수도 있는 위기 앞에서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국민의 신뢰를 야금야금 좀먹고 있음을 알고 정치권 전체가 반성해야 한다. 당리당략이나 개인적인 양명에 연연해도 좋을 만큼 한가로운 때가 아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어느 곳에서는 또 촛불을 거론하고 있다고 한다. 때가 아니다. 정쟁도 논쟁도 갈등도 대결도 접고 함께 힘을 합쳐서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때이다. 무슨 전열을 가다듬는 일이건 그런 건 그 다음이 되어야 한다. 살아나고서야 몸도 추스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순서가 그렇다.


세계의 이목이 우리에게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과 국민, 정부와 국민, 정치권과 국민 간의 괴리가 내보여서는 안 될 때이며 안 되는 일이다. 우리의 국가신인도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가 있다.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대통령이 앞에 우뚝 나서서 믿음과 희망을 주고, 국민이 하나로 뭉쳐 자신감을 가지고 매진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을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의 눈에는 잘 보이지가 않는다.

 
국민 앞에서 대통령이 소통의 부재를 반성하고 사과하며, 국민과의 소통의 길을 찾아 뚫어서 원활하게 하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 언제 적인데 아직도 그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진정성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국민들 눈에는 이것도 보이지 않는 듯하다. 국민과의 소통의 간극이 얼마나 넓기에 그 진정성이 전달될 수 없다는 말인가. 국민에게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고 말소리가 들리고 진정성이 통하게 하려면 감동이 필요하다.


국민을 감동시켜야 한다. 먼저 국민을 감동시키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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