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간디중학교 한 학기를 마무리 하며
[기획연재] 간디중학교 한 학기를 마무리 하며
  • 당진신문
  • 승인 2020.08.22 08:30
  • 호수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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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은이와 지윤이의 대안학교 두번째 이야기
간디중학교 2학년 재학생 이지윤

대한민국은 모두가 제각각인 학생을 대상으로 똑같은 교육을 하고 있다. 이제는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당진신문에 아름숲기자단으로, 통일부기자로 기사를 내던 다은이와 같은 학교 선배 지윤이의 대안학교 이야기는 입시교육에 매몰된 교육과는 다른 즐거운 공부에 대한 것이다. 서툴지만 궁금해지는 두 친구들의 이야기로 편견 없이 대안적 교육을 경험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대안학교 학부모 김영경  ※이 기획 기사는 매월 둘째주와 넷째주에 연재됩니다.


[당진신문=이지윤]

기말, 정말 바쁜 기말!

나는 2019년 3월, 12기 신입생으로 간디중학교에 입학했다. 간디에 입학하고 초등학교 때 경험해 보지 못한, 아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했다.

그 중 하나가 기말이다. 기말은 어느 학교든 한 학기의 마무리 과정이다. 보통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말”을 이야기하면 “시험”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겠지만 우리 학교에서의 기말은 좀 다르다. 우리는 기말에 한 학기 동안 배운 것, 느낀 것 등을 발표도 하고, 에세이를 쓴 후 에세이집을 출간하기도 한다. 

기말주간, 대부분의 간디학생들은 기말 발표주제를 정하기 위해 머리가 완전 복잡해진다. 지난 1학기동안 무엇을 했는지 머리 안 깊은 곳에 있는 기억들을 하나하나 펼쳐서 구석구석을 살펴보아야 한다. 또, 1학기동안 즐겨했던 것, 배운 것, 관찰한 것, 들은 것, 나의 생각 등 모든 감각을 살려내 대략 15분 정도의 ppt자료와 대본을 작성해야 한다. 즉, 말과 글로 배움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나 또한 이번 기말에 발표 주제로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다. 

이 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나와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이것을 통해 나는 무엇을 배우고 깨달았는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이 주제를 놓고 선생님과 깊은 대화를 나누며 글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가기 위해 같이 고민한다. 

그 과정이 끝이 나면 드디어 전체 학생, 교사, 학부모님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를 하게 된다. 강당 발표는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데 잘하고 못하고의 기준은 없다. 긴장해서 작게 말하는 친구, 건덩거리며 서 있는 친구, 노래나 춤으로 발표하는 친구 등 다양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지만 우리는 누구도 평가하지 않는다. 

발표한 친구에게 “수고했어요~정말 진심이 느껴져요~그 부분이 정말 멋있었어요” 등등 코멘트나 피드백을 해준다. 발표를 준비한 과정에 대한 수고와 힘든 시간들을 이겨낸 친구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이다. 1학년 때의 나는 너무 떨려서 대본을 빛의 속도로 읽었다. 지금의 나는 여유롭게 관중에게 시선을 보내기도 하고, 웃음을 짓기도 한다. 나 또한 간디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선생님, 24시간 항상 옆에 있어주는 친구들을 통해 많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그리고 발표를 무사히 마친 친구들에게 △모두의 무지개가 떳상 △맞아 너 사춘기야 상 △라면 맛이 상중하 중에 상 △180도 달라진 너의 그 표정 말투상 △당연하지요상 △지금 이대로 괜찮을상 등 다양한 상으로 서로가 서로를 한 번 더 응원해 준다. 기말이라는 시간동안 우리는 하나의 간디 공동체 안에서 더 깊이 알게 되고 친밀해진다. 

나의 이번 한 학기

이번 한 학기는 코로나 때문에 모든 일정이 수정 되고, 변경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였었다.

1학기 가장 큰 교육프로그램인 필리핀 이동학습도 취소되고, 모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 또한 코로나를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래 유지 되면서 내가 보내고 있는 시간에 대한 불안감과 지나가 버리고 있는 시간에 대한 상실감이 크기도 했다. 

하지만 우린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며 돌보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모인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고, 내어주느라 좌충우돌 눈물바람으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면 지금은 서로의 눈빛, 사소한 행동만으로도 그 친구의 기분과 감정까지 짐작할 수 있는 사이들이 되었다. (미디어기기의 사용이 제한되는 학교 방침에 따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친구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이곳에서 서로 경쟁하거나 비교하지 않고 서로를 북돋으며, 다름을 이해하며, 나는 성장하고 있고 이렇게 한 학기를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