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폐장 대책위, 석문산단 내 공사현장 방문

석문산단의 산업폐기물처리시설 공사 현장
석문산단의 산업폐기물처리시설 공사 현장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산폐장 대책위가 2일에는 석문국가산단 내 조성중인 산업폐기물 처리시설(이하 산폐장)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폐기물 처리시설을 조성하고 있는 ㈜대성에코 에너지센터 측은 이날 공사현장을 시민단체들이 볼 수 있게 공개했다. 공사현장을 찾은 한 석문면 주민은 “밭에서 일하다가 얘길 듣고 왔는데, 이런 공사가 진행되는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산폐장 대책위의 구성원인 시민단체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폐장 측 관계자가 공사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대성에코 에너지센터 측의 ‘석문국가산업단지 에코타운 폐기물처리시설 조성사업 사업설명서’에 따르면, 이곳 산폐장은 소각시설과 매립시설로 나뉜다.

소각시설의 시설면적은 10,000㎡ (3,025평)이고 일반소각시설은 1일 94톤, 고온소각시설은 1일 94톤을 처리해 하루 188톤을 소각 처리할 수 있다.

매립시설은 1단계와 2단계 각 매립면적을 합해 총 9만 9,804㎡(3만 190평), 매립용량은 총 184만 9,704㎥이다. 그 외 유보부지가 있으며 면적은 3만 9,345㎡(1만 1,901평)이다. 매립시설은 평균매립고 33.95m(지하 26.95m, 지상 7m)이다. 

대성에코 황주용 이사는 “먼지를 방지하기 위해 에어돔 2개가 설치된다”며 “특수한 공법으로 공정도 길고, 심혈을 기울여서 공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립시설은 2019년 11월 30일 착공했으며 현재 공정율 30%, 준공예정일은 2021년 7월이다. 소각시설은 2019년 6월 25일 착공해 현재 공정율 80%, 준공 예정일은 올해 8월이다.

산폐장 대책위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석문산단의 산업폐기물처리시설 공사 현장을 보고 있다.
산폐장 대책위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석문산단의 산업폐기물처리시설 공사 현장을 보고 있다.

공사관련 설명이 끝난 후에는 산폐장 대책위의 시민단체와 ㈜대성에코 측간의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대성에코 측은 황주용 이사와 공장장 등이 설명과 답변을 담당했다.

산폐장 대책위 시민대표 이광묵 씨는 “얼마전까지만해도 바다였고 방조제로 막아 담수호였던 곳에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을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에어돔 붕괴 사고가 타 지역에서 있었던 것을 아느냐, 내진설계는 돼 있느냐”고 물었다.

한윤숙 당진시여성농민회장은 “지금 매립장 터파기를 하는 것 같은데 흙은 어떻게 처리하느냐”고 질의했다.

대성에코 측은 “토질에 따라 공법이 달라지고 관련기관에서 이를 확인하고 허가를 내주는 것”이라며 “염려는 이해하지만 엄중한 기관의 허가를 거쳐 공사중이며, 타지역 에어돔 사고의 경우는 관리부재가 원인으로, 앞으로 철저히 관리할 것이며 내진설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사 중 나오는 흙은 산업단지 내에서 처리하고 해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중원 산폐장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매립장이 1단계, 2단계로 변경된 이유와 변경하면서 매립 용량이 늘었는지 궁금하다”며 “어떻게 석문 주민들과 합의를 하고 진행을 했느냐”고 질의했다.

장화를 신고 이날 현장을 찾은 한 주민은 “밭에서 일하다 왔는데, 석문주민들은 매립장에 대해 알지도 못했다”며 “석문면 20개리의 이장들이 다 허락을 했단 말이냐, 미쳤다, 보통일이 아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대성에코 측은 “검토를 하다보니 공법에 문제가 있어 변경 허가신청을 했으며, 매립용량이 줄었다”며 “공청회(주민설명회)를 거쳤고 법적 절차를 다 밟아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립장에 대해 몰랐다는 주민의 언급과 관련해서는 “가가호호 모든 석문주민들에게 다 허락을 받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주민단체에 공지하고 신문에 (주민설명회 개최 광고)게재한 후 주민설명회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석문면 주민단체와 5억원 (기부)합의를 하고, 장학기금과 마을 발전기금, 지역주민 위주 채용 등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대성에코와 시민단체 언성 높아지기도

대성에코 관계자는 산폐장 대책위의 출범 기자회견의 입장문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불법행위를 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환경영향 평가 등 절차를 다 거쳤고 법적으로 정해진 사항에 대해 반대를 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권중원 산폐장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산단 내의 폐기물을 우선 매립하는 것, 합법인 것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석문산단의 입주가 30%도 안됐는데 전국의 산업폐기물을 매립하면 추후 석문산단 100% 입주 후 석문산단의 기업은 폐기물을 매립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또 “금강유역환경청 등 관련기관이 사업적 입장에서 허가를 내줬고, 시민들이 그런 과정에서 일부 주민과 단체 외에는 몰랐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산폐장 대책위 시민단체들은 △추후 미군기지의 폐기물 매립 가능성 △먼 지역의 산업폐기물 매립 가능성 △침출수 사후관리 예상 비용 △외국 기업 등에 매각할 가능성 등을 질의했다.

공사현장 입구에서 산폐장 대책위 시민단체 대표들의 모습
공사현장 입구에서 산폐장 대책위 시민단체 대표들의 모습

대성에코 측은 △미군기지 폐기물은 계획이 없음 △먼 지역의 산업폐기물이 물류비를 감당하며 올 이유가 없다 △침출수 사후관리 비용은 150억원을 예상 △외국 기업에 매각은 얘기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대성에코 측 공장장이 ‘님비’를 언급했다가, 산폐장 대책위 시민단체 측으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오윤희 당진어울림여성회장은 “님비라는 단어는 위험한 말씀이다”라며 “산폐장 문제는 시민의 안전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문제이며 시민들이 질문하고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온 것이고, 산단 내 산업폐기물을 스스로 처리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님비현상 얘길 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다.

권중원 산폐장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대책위는)산폐장 자체를 무조건 막자는 것이 아니라 법률 개정으로 전국적 산업폐기물 반입을 막고 국가가 관리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에코 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민단체들의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불법적인 부분이 없음을 강조했다.

대성에코 관계자는 “산폐장 대책위의 기자회견문을 보면 편법을 썼다거나 하는 의혹의 내용이 있는데 이것은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추측과 추정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법에 어긋나거나 편법 동원이 없었으며 추측으로 선동해서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산업폐기물의 지역제한에는 폐기물관련법의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현재로서는 관련법 상 산폐장 업체가 타지역에서 산업폐기물을 들여오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어기구 국회의원 측 관계자는 “산폐장과 관련해 어기구 국회의원이 주민간담회를 한 바 있고, 폐기물관련법 개정 준비와 검토를 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이 발의를 해도 관련 부처 등에서 반대할 경우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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