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 42] 통역사의 꿈 향해 달려갑니다...수화로 인연 맺는 김도연 씨
[칭찬릴레이 42] 통역사의 꿈 향해 달려갑니다...수화로 인연 맺는 김도연 씨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0.04.04 07:15
  • 호수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각장애 직장 동료와 대화하기 위해 수화 배운 김도연 씨
“수화통역사 자격증 취득 후 농인분들의 어려움 함께 하고 싶어” 
수어로 “고맙습니다”를 표현하는 김도연 씨.
수어로 “고맙습니다”를 표현하는 김도연 씨.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김도연(38세) 씨는 14년 전 입사한 회사에서 청각장애 직장 동료를 만나는 것을 계기로 수화 통역사의 꿈을 갖게 됐다.

농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도와주기 위해 수화를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는 김도연 씨. 그녀는 수화 영상을 보며 독학으로 공부하다 2년 전 아산에서 당진으로 이사한 후 당진북부사회복지관과 당진장애인복지관에서 수화 수업을 신청하며 전문적으로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농인 직장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그분에게 처음 수화를 배웠어요. 하지만 퇴사 후 결혼과 육아로 이어지다보니 수화를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죠. 그러다가 첫 애가 어린이집 재롱잔치에서 수화공연을 하는 걸 보는데 다시 배우고 싶더라구요”

농인들은 병원과 같은 전문 용어를 쓰는 기관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면서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정부의 기자회견에는 수화 통역사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의학 용어와 같은 전문 단어를 비롯한 신어가 등장하면 수화만으로 한계도 있고 농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난해하고 어렵다고.

김도연 씨는 “전문용어는 농인분들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병원에서 농인분들이 어려운 내용을 이해를 하실 수 없을 때, 제가 옆에서 수화와 글로 설명해 도움을 드린다면 어떨까 생각해봤죠”라며 수화를 더욱 전문적으로 배우기로 한 이유를 말했다.

복지관에서 1년여간 수화를 배운 김도연 씨는 농인단체 체험 활동에 함께 참여해 수화 통역사로 활동하기도 하지만 농인들에게 수화 통역이 필요한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버스에서 만난 농인과의 인연을 아직도 이어오고 있어요. 버스 옆 자리에 앉으신 농인과 우연히 수화로 대화했는데, 다행히 저에게 수화를 가르쳐 주시겠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분에게 수화도 배우면서, 저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서고 있구요”

인터뷰 도중 기자에게 수화를 알려주는 김도연 씨의 표정이 환히 웃다가도 이내 차분하고 담담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수어로 “힘내세요”를 표현하는 김도연 씨. “힘”과 양손의 검지만 펴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는 “내세요”를 합치면 “힘내세요”라는 수어가 완성된다. 
수어로 “힘내세요”를 표현하는 김도연 씨. “힘”과 양손의 검지만 펴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는 “내세요”를 합치면 “힘내세요”라는 수어가 완성된다. 
수어로 “힘내세요”를 표현하는 김도연 씨. “힘”과 양손의 검지만 펴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는 “내세요”를 합치면 “힘내세요”라는 수어가 완성된다. 
수어로 “힘내세요”를 표현하는 김도연 씨. “힘”과 양손의 검지만 펴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는 “내세요”를 합치면 “힘내세요”라는 수어가 완성된다. 

“수화는 손짓으로 말하는 거라고 흔히 생각하죠. 하지만 농인들은 표정과 입 모양을 같이 보며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요. 가령 ‘힘내세요’라는 말을 수어로 전달할 때 표정이 환하게 웃는 것보다 굳건해보이는 표정이 잘 어울리겠죠?”

수화 할 때 얼굴 표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복지관에서 농인 선생님에게 수업을 들으며 제대로 깨닫고, 매일 거울을 보며 연극 배우처럼 표정 연습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김도연 씨. 

열심히 배우고 익힌 수화 능력을 농인의 일상생활 속 부딪히는 어려움을 돕는데 함께 하고 싶다는 그녀의 최종 목표는 수화 통역사 자격증 취득이다. 

“수화는 온 신체를 움직이고 집중력도 필요해 체력 소모가 꽤 상당해요. 그런데 농인들과 대화하고, 저의 수화가 도움이 되어 좋은 인연으로까지 이어지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뿌듯하고 기뻐요. 수화를 더 배워야 하는 실력이지만 저의 도움이 필요한 농인분들을 위해 제가 배운 것을 사용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