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유독물 지정 ‘퍼메트린’ 성분 포함 살충제 구입·살포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살충제가 당진시에서 대량으로 살포된 것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문제가 된 방역에 사용한 살충제 성분은 ‘퍼메트린’으로 호흡기 질환, 두통 등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환경호르몬이다. 유해물질관리법상 유독물로 지정됐으며 이미 유럽에선 지난 2007년 사용이 금지됐다.

식약청에서도 올해 7월 의약외품 살충제 안전관리 개선방안을 마련,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55개 살충제 성분 중 미국이나 EU에서 사용되지 않는 퍼메트린을 포함한 13종의 살충제 성분에 대해 연말까지 안전성재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진을 포함한 23개 지방자치단체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살충제를 구매했고, 그대로 방역에 사용했다.

당진시보건소 역시 최근 2년간 모두 문제의 성분이 포함된 살충제를 구입해 사용했다. 이 살충제는 공원, 모기발생지역과 가옥에 살포하는 등 당진 관내 전역에 걸쳐 살포됐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방역제품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셈이다.

당진시보건소 관계자는 “현재 관련부처에서 퍼메트린이 포함된 살충제를 기피제(제품의 용법·용량이 피부에 직접 작용하는 것)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 올해부터 기피제로는 쓰고 있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분무·연막용으로는 규제되지 않고 있어 현재 퍼메트린이 포함된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문상으로도 기피제로만 금지하고 있을 뿐, 분무나 연막용으로는 사용금지 조항이 없다”며 “분무·연막용으로 퍼메트린 성분이 포함된 살충제 사용이 문제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질병관리본부에서 하달된 ‘감염병 예방용 살충제의 사용 범위’ 공문에 따르면 퍼메트린은 기피제의 경우 식약청에서 안전성 평가가 완료되는 연말 평가 결과에 따라 사용 유무가 결정될 예정이며 피복이나 해충에 작용하는 것은 사용이 가능하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매년 퍼메트린의 성분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고, 안전한 성분 42종의 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검증되지 않은 성분의 살충제를 구입해 사용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의 불만과 불안은 크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13종의 살충제 외에 다른 살충제를 사용할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시의 안이한 태도에 시민들이 불안한 방역에 노출됐다”며 “해당 제품들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구매 및 사용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윤성 기자 psychojy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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