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기업지원과 공영식 과장

[당진신문=공영식]

지난 1월 1일자로 기업지원과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면서 “당진시 도화지”에 어떤 기업의 모습을 그려 넣어야 하는지를 고민해 보았다.

잠시 거슬러 올라가보면 우리 당진은 석문·대호방조제 사업이 있기 전인 30여년전만 해도 풍부한 어족자원과 농업이 주류를 이루는 전형적인 농어촌 경제 형태였으나,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 1,000만평에 이르는 산업단지 조성과 현대·동부제철 등의 철강클러스터화와 900여개의 기업 유치, 당진화력발전소 등 9,300MW규모의 발전설비가 들어서면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축소판이라 일컫는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장이 좋은 일로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약50% 규모가 철강클러스터 위주의 기업이 둥지를 틀면서 이에 따른 환경과 갈등의 문제 그리고 지속가능발전의 측면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고 이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흔히들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많은 우량기업을 유치하고자 각 지자체가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우리 당진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기업하기 좋은 당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어떤 모습이 상생속에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와 함께 흘러갈 수 있는 것일까라는 측면에서 기업과 시민 그리고 행정의 역할을 고민해 보았다.

우선 기업은 어떨까? 기업은 이윤극대화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목적을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 그 당위성이 구성원과 나아가 지역민과의 상생에서 좀 동떨어져 있었던 시절의 모습이 아직도 지역사회에서는 일부 잔상으로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부분에서 기업들의 좀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경영을 하면서 법적·윤리적·경제적·사회적책임을 다하면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상생의 모습은 단순히 재화적 측면의 사회환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화와 삶속에서의 공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운영에서의 고용창출, 지역농산물 애용, 지역상점가 이용, 지역문화행사 참여, 자원봉사 등 일상 생활속에서 시민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본다. 흔히 이야기하는 초심의 마음으로 말이다.

한편으로는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번쯤 이사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사를 갈 때 많은 두려움과 생소함 그리고 이에 따른 많은 비용이 지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그런 마음, 즉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기업을 바라보는 아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선후관계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제도적 절차, 환경적 측면 등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시정 정책적 방향과 부합되고 이전기업에 대한 신뢰와 생산과정에 대한 믿음이 선행된다면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며 가족으로 품어주는 넓은 마음도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지금은 제도적으로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제도 도입 등 근로자 배려에 대한 정책이 보편화되어 있고 경제활동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사실상 경영이 곤란하다는 사실, 즉 주민과 상생하지 않는 기업운영은 어렵다는 사실은 공감하고 있는만큼 시민들도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통큰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의 역할이라고 본다. 기업이 문을 두드릴 때에는 운명을 걸고 이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제도적인 한계, 갈등, 환경문제 등이 대두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행정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행정의 입장에서도 제도적 한계점은 있을 수 있지만 시작단계부터 기관간, 부서간 충분한 협업과 소통을 통한 기업의 매몰비용(Sunk Cost)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2019년에도 73개의 기업이 유치되고 현재까지 891개의 기업이 가동중이거나 가동을 준비중에 있는 상태로 기업입주단계 뿐만 아니라 완공 그리고 운영과정에 있어서 기업의 애로점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두어나가고자 한다. 

우선 기업유치 상담시 형식적 단계를 넘어 부서간 이해관계와  분쟁요소가 있는 사항에 대하여는 담당자가 직접  안내하고 상담하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각종 지원시책에 대한 안내책자를 발간하여 정보가 공유되고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여야 하며, 각종 투자유치 상담시에도 도와 시군간 협력사항이 있을 경우 기업인과 함께 방문하여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줄여나가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기업정책 방향인 첨단소재부품산업, 스마트공장 지원 등 철강클러스터의 고도화와 수소산업, 밧데리, 제약 등 신성장산업에 대하여는 기업과 함께 선도적인 대응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개별공장, 산업단지, 대기업별로 상공회의소, 산업단지관리공단 등이 함께하는 간담회를 통하여 기업의 애로점을 듣고 해소하는 한편, 기업·학교·상공회의소·행정 등이 함께하는 포럼을 통하여 기업과 지역이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우리 당진은 지역의 문제를 주민이 의제로 발굴하고 토의하면서 결정해나가는 주민자치, 즉 주민공동체문화의 선도적인 지자체로 인정받고 있다. 이와 연계하여 기업분야에서도 “기업하기 좋은 당진”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며, 여기서 말하는 “기업하기 좋은 당진”의 의미는 단순히 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 그리고 지역공동체와의 상생의 의미라는 것을 우리 65모두가 공감할 때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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