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부담스럽고 스치고 지나가도 서로의 얼굴을 못 알아 보는 날들이 너무 길게 이어지는 시간이 큰 원망으로 쌓이고 얼굴에는 칸막이를 쳐 놓은듯 서로의 얼굴을 가려야 만이대화를 하고 대학생인 딸은 친구들과 한창 재잘댈 시기에 집에서 구들장등에 지고 있네
눈 쌓인 들판을 건너온 겨울바람의 발목이 하얗다아파트 옥상 비둘기들이겨울의 희디흰 심장을 가르며 날아간다봄이 오면 초록빛 바람이 불 것이다진초록으로 몸을 바꾸면 여름이다가을이 오면 바람은 또 옷을 갈아입는다비둘기들이 날아오를 때마다바람의 빛이 바뀌고 있다약력 시인. 홍성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등단시집: 유월의 숲 출간. 심훈당진문학상. 현 당진시인협회원
필자는 어릴적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겨울이였다. 아침에 일어나 소복히 쌓인 하얀 눈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 아무런 발자국이 남지않은 하얀 눈 위를 뽀드득뽀드득 걸어가곤 했다. 하지만 면허를 취득하고 운전을 시작하면서 아침에 눈이 내린것을 보면 그 어릴적 낭만은 잠시 걱정이 먼저 앞섰다.그 이유는 바로 각종 교통사고와 정체를 유발하는 겨울철 경계대상 1호, 도로위의 암살자 ‘블랙아이스’ 때문이다. 겨울철 운전자들을 괴롭히는 블랙아이스는 도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질까?블랙아이스는 눈이나 비가 내린 뒤 그늘이 진 도로위에 있던 것들이
인생 칠십 고래희(古來稀)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옛날 이야기다. 요즈음 시골의 칠십 노인은 논밭에서 일하는 농사꾼이고, 도심의 경로당에서는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평균 수명이 82세라니 이제는 70세가 넘어도 노인이라는 말 자체가 어색하기만 하다. 연금을 받는 나이부터 혹은 정년퇴직을 한 나이부터와 같은 구분 방식은 아무런 신뢰성이 없는 것 같다. 인간의 노화 정도는 사실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교적 누구에게도 들어맞고, 또 주관과 객관이 일치하는 구분으로 “받는 것을 요구하게 된
겨울이 소복히 쌓인 아침 밤사이 누군가가 하얀 천으로 대지를 덮은 듯흰눈 위에 새들의 발자국이 앙증맞게 새겨져 있네 그 옆에 큼지막한 내 발자국도 찍어본다 노인분들의 집 마당은 눈이 벌써 깨끗하게 치워지고젊은 사람 집앞은언제쯤 치워질런가새벽부터 겨울은 이렇게 소복히 쌓였네
단풍 물들 즈음검붉은 연어 떼 몰려들면 남대천 강물이 터진다머슴 장작 패듯꼬리 내쳐 다진모래 산실조용히 내려놓으면야인처럼 무정한 정사빛나게 아름다운 몸짓에서 낳았다는 걸 돌아와서 알았지그 다음,가야 할 아뜩한 길까지
당진신문을 보다가 자극적 제목에 끌려 기사를 읽었다.12월 27일자 ‘동생 낳아 달라 떼쓰면 인구 증가? 황당한 당진시 인구정책’이란 기사인데 당진시 인구가 6년간 변화가 없고 소폭으로 줄어드는 현실에서 내년 인구정책으로 유아의 인식개선을 통해 인구를 증가하고 인구 유출을 막겠다는 사업계획으로 유아 대상 인구교육 전문 강사를 양성하여 유아들에게 엄마 뱃속에 있는 아기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태어날 동생과 어떻게 놀아줄지, 아이들의 시선으로 동생은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당진시는 2022년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유아 대상
시청에는 소들섬 지키기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그곳엔 60여일 넘은 엄동설한에 텐트생활을 하고 있는 시민이 있다. 정문 앞에는 당진시에 공공의료원을 요구하는 일인시위가 있다. 또 버스공용제 실시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움직임과 행동이 예고되었다. 이런 사태의 원인은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것이 더 공익에 부합하는가?를 결정할 주체가 당진시민의 합의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결정을 지체하기 때문이다.시민들은 해결의 전권을 쥐고 있는 것이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은 고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시장은 갈등조정위
[당진신문]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는 『북학의』에서 소비의 중요성을 우물에 비유한 점이 돋보인다. 그에 의하면 재물은 우물과 같다. 우물은 퍼 쓸수록 자꾸 새 물로 채워지고 이용하지 않으면 우물은 말라버리고 메워진다. 이어서 그는 비단옷을 입지 않으면 비단 짜는 사람이 없어지고 즉 비단 짜는 여공이 없어지고 결국에는 비단 짜는 기술마저 없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재앙으로 나라마다 국민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소비가 줄어들어 자영업자들이 길거리로 나와 연일 경제적 고통을 하소연하고 있다. 소비의 절
우둑하니 바라본 창밖에은빛 그리움이 쏟아진다커피 한 잔에 하얀 약속 그리며 남산공원 길에 올랐다함박눈 속에 왕벚나무가지마다 눈꽃향기 차오르고검은 머리 방울새 봄을 기다리며숲 속 고요를 흔드는 노래그대 우리 함께 숫눈길* 걸어요*눈이 내린 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약력강원 문막 출생, 계간 「문학고을」 신인상 등단, 공로상, 공저시집 『가슴으로 사는 나무』외 다수, 순수가곡 : 이종록 작곡 『마섬에 부는 바람』 발표, 한국문협당진지부회원, 당진시인협회 이사 임.
임인년의 새해가 밝았다. 호랑이의 힘찬 기운을 빌어서라도 올해는 부디 코로나가 종식되고 모두에게 희망의 해가 되기를 바라본다. 2년에 걸친 코로나의 기승으로 일상의 소소한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되고 학교가 문을 닫게 되니 학교가 보인다는 웃픈 현실이 크게 다가왔던 시간들이었다.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생활해 왔던 것들이 한순간에 막히게 되고 함께 보다는 개인의 삶이 중심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혹시라도 편한 것만 찾고 쉬운 것만 추구하는 무사안일한 업무추진은 하지 않았는가? 임인년의 첫날 시무식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내가 하고
존경하는 220만 도민여러분! 2022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새해가 밝았습니다.호랑이는 용맹스러운 기백이 우리 민족의 기질과 흡사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호랑이의 진취적인 기운과 함께 대한민국이 새롭게 도약하고 단합된 힘을 발휘하는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 일상의 불편함을 감내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위기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었기에, 우리는 이 고난을 반드시 극복할 것이며 새로운 전기를 맞이
당진 구터미널 주변 버스 정류장에는 어르신들, 학생들이 시외곽 지역으로 가는 버스를 오래도록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버스를 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실제 이동하면 10분~20분이면 가는 거리를 버스를 타고 가면 1~2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고, 버스 배차 시간이 너무 길고, 가려는 장소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노선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당진시는 시민들의 교통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버스 공영제 도입을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 타당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예산을 편성하였다. 하지만 당진시의회는 지난 2
충청남도에서 운영하는 도립 공공의료원은 4개(천안·공주·홍성·서산)다. 15개 시군 중 4개 시군에서만 최소한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충남도내 지역간 의료격차와 건강 불평등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당진시민들의 의료이용 실태를 살펴보면, 서북부권에 위치한 당진시는 인구 약 17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충남의 합계 출산률은 103명으로 전국평균 0.84명을 상회하며, 특히 당진은 1.25명으로 도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출산률에도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권역응급센터 등이 열악해 서울 및 수도권, 천
[당진신문] 소들 평야 펼쳐진 솔밭 한 자락순결한 삶과 순교에 서늘함은 음지 볕 슬쩍 올려놓고 달아나는 겨울 빛사목의 아픔은 아직도 노을을 뜯는 솔잎처럼푸른빛으로 관조하고 있다찢겨진 상처 자국 아직도 그대로 인데회화나무 껍질 속으로 파고든 쇠붙이살이 되어 아직도 상흔의 푸른 등줄기 가시처럼서슬 퍼렇게 지느러미 흔들며 펄럭 인다생가 주위를 맴돌며 정지된 동상 앞에 앉아의미를 하나씩 건져 올리듯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날개를 접고 촉각을 세우던 고추잠자리비애를 끌어안은 듯 한참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고주위를 맴돌다 바람결에 어디론가 날아가
아름드리나무를 허공에 세우는 것은줄기가 아니다 땅을 움켜쥔 뿌리다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키우듯암막 같은 어둠이 배경일수록 별들은더욱 또렷한 빛으로 자신을 드러낸다그때의 어둠이 최후의 간증인 것처럼새남터의 칼날까지 십자가로 짊어졌던스물여섯 신부의 보이지 않는 믿음은거대한 뿌리였다 이 땅의 천주교 키운충남 보령 출생. 「동양일보」신인상 등단, '큰시' 동인. 시집 : 『누군가 나를 두드렸다』외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사례(판단) 30,905건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 중 아동학행위자는 82.1%가 부모이며 9.5%가, 5.4%가 친인척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장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상처 받은 피해아동이 많아 더욱 안타까운 결과다. 2000년 아동복지법 개정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길게는 20년 이상 민간단체에서 위탁운영하며, 아동학대 관련 업무에 전문성을 쌓아 왔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아동학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시기와 질투 원망과 분노코로나19을 2021년 마지막날 모든것을 하얀 보자기로 덮었네일년의 힘겹고 모든 어려움을 하얀 보자기속에 넣어 감추고2022년에는 흰눈보다 더 하얀 마음으로 서로 감싸주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감사하고 서로에게 축복하며기쁨으로 살아가는 2022년 되기를두 손 모아 기도 합니다
아버지는 평생 종교를 모르셨다벼가 누렇게 익어 수확을 앞 둔 계절억센 비바람 예고 없이 들이쳤다베어놓은 볏단 폭우에 떠내려가듯당신의 흔적 휩쓸려 사라지기 직전아버지는 처음으로 기도했다사십칠 년 동안 걸어온 생을 종양과 교환한 후요한이라는 세례명을 품고 가셨다절반의 삶을 살고 먼 길 발 닿은 그곳 희미한 불빛산과 나무가 잠든 밤에도시간은 태풍의 속도처럼 달려남겨놓은 절반의 심장이 어느덧 당신 떠날 때의 나이를 넘었다밝은 빛만 비추어 달라고 기도한다절반의 심장이 남아 당신의 꿈요한이 이루고자 했던 구도의 길을 멋지게 걸을 수 있도록말없
소나무 우거진 산으로 들어간 기도는 나비가 되었어요그때의 기억과 희망을 알까요나비는 긴 대롱을 잃어버렸고 당신은 아레나에서 붉은 뺨을 잃어버렸어요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깊숙한 울음이 무늬가 된 나무의 몸만 있는 곳잎은 무성한데 이제 당신이 없군요짧은 생을 뜨겁게 살았던 순교자의 고독했던 길오래도록 찬양하는 나비가 생겨났고숭고한 집을 지어 들장미 문양으로 지붕을 덮었죠십자가의 길에는 고해성사하는 나비들이 가득해요가끔 창조의 신과 함께 다녀간다는 당신,어떤 새벽어떤 정오어떤 저녁에도 다녀갔다고 노송이 말해줬어요생의 길을 잃지 말라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