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애

황영애 ⓒ당진신문
황영애 ⓒ당진신문

소나무 우거진 산으로 들어간 기도는 나비가 되었어요
그때의 기억과 희망을 알까요
나비는 긴 대롱을 잃어버렸고 
당신은 아레나에서 붉은 뺨을 잃어버렸어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깊숙한 울음이 무늬가 된 나무의 몸만 있는 곳
잎은 무성한데 이제 당신이 없군요

짧은 생을 뜨겁게 살았던 순교자의 고독했던 길
오래도록 찬양하는 나비가 생겨났고
숭고한 집을 지어 들장미 문양으로 지붕을 덮었죠
십자가의 길에는 고해성사하는 나비들이 가득해요
가끔 창조의 신과 함께 다녀간다는 당신,
어떤 새벽
어떤 정오
어떤 저녁에도 다녀갔다고 노송이 말해줬어요

생의 길을 잃지 말라던 엄마의 말씀이 생각나요
나비의 대롱을 묻은 이곳에 뿌리 내렸나 봐요 
당신의 전언과 같군요
엄마와 당신의 말씀은 참된 진리였어요  
기도가 만든 나비는 성지 순례를 하며  
당신이 남긴 성수로 오직 배반을 용서하는 중이겠죠


당진문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시집 「 내가 낯설다」
 「사과껍질에 베인 상처에 대해
충남문화재단 수혜」 출간 
새서울캠퍼스 원장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