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재 김소정

눈 쌓인 들판을 건너온 
겨울바람의 발목이 하얗다

아파트 옥상 비둘기들이
겨울의 희디흰 심장을 가르며 날아간다

봄이 오면 
초록빛 바람이 불 것이다

진초록으로 몸을 바꾸면 여름이다

가을이 오면 바람은 또 옷을 갈아입는다

비둘기들이 날아오를 때마다
바람의 빛이 바뀌고 있다


약력 

시인. 홍성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유월의 숲 출간. 심훈당진문학상. 현 당진시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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