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자체 규정 이유로 부정적 태도 보여
당진시, ‘감사원 사전 컨설팅 감사 제도’ 카드 새 방안 모색
“도비도 정상화, 개발 여건 만들기 위한 푸시 계속 할 것”

도비도를 들어서는 길에서 오랫동안 운영을 멈추고 방치된 콘도의 모습이 보인다. 비구름에 가려진 콘도 외관은 상당히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지나영
도비도를 들어서는 길에서 오랫동안 운영을 멈추고 방치된 콘도의 모습이 보인다. 비구름에 가려진 콘도 외관은 상당히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지나영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도비도 개발에 대한 희망고문이 끝을 볼 수 있을까.

지난해 당진시는 도비도 개발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당진시와 도비도 매입·매각 업무 협약을 맺으며, 농식품부에 도비도 매각 승인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농어촌정비법 규정에 따라 농어촌 관광 휴양단지의 목적을 준수해 조건부 매각을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매각을 승인했다. (관련기사:또 희망고문..농어촌정비법에 발목 잡힌 당진 도비도, 1394호)

이에 당초 도비도를 조건 없이 매입한 뒤에 관광진흥법으로 변경해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었던 당진시는 농어촌정비법 조건부 매각 승인에 도비도 매입을 포기해야 했고 결국, 도비도 개발사업은 추진력을 다시 잃었다.

오후 6시경 도비도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고, 예전에 운영되던 횟집과 가게들은 문이 닫혀 있다. ⓒ지나영
오후 6시경 도비도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고, 예전에 운영되던 횟집과 가게들은 문이 닫혀 있다. ⓒ지나영
버스정류장에는 버스 시간표가 부착돼 있지만, 정작 이용객은 없는지 의자는 망가져 있었으며, 정류장 인근에는 잡초로 무성했다. ⓒ지나영
버스정류장에는 버스 시간표가 부착돼 있지만, 정작 이용객은 없는지 의자는 망가져 있었으며, 정류장 인근에는 잡초로 무성했다. ⓒ지나영

이후 오성환 시장과 당진시는 도비도를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농어촌공사 본사 방문을 시작으로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에 도비도 현장 방문 및 건의사항을 전달했으며, 오성환 시장이 직접 도비도 개발과 관련해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와 업무 협의를 가졌다. 그리고 도비도 개발 관련 민간투자사와 16회에 걸쳐 미팅을 가지는 등 유관 부처(기관)와 지속적 업무 협의를 통해 사업개발방식 및 토지 이용계획 방안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한국농어촌공사는 자체 규정을 이유로 적극 나서지 않았고, 도비도는 계속 방치됐다. 이처럼 도비도 개발이 막막한 상태에 놓이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던 당진시는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 감사 제도’로 시선을 돌렸다.

지난 10일 열린 민선8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오성환 시장은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를 만나서 협의를 했는데, 밑에 직원들이 규정을 따지며 (개발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라며 “감사원에 의뢰해서 유권 해석을 받기로 했다. 감사원의 해석을 받고 향후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감사원 해석에 당진시 역할 갈린다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 감사 제도’는 국민불편 규제개혁에 나설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감사를 하는 것으로, 주로 인허가 등 규제 관련 사무 및 법령이 불명확해 해석·적용에 어려움이 있는 사무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즉, 당진시는 한국농어촌공사의 입장을 뒤집기 위해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 감사 제도 카드를 꺼낸 것이다.

도비도 내에 위치한 대호암반해수탕의 입구에는 시설폐쇄 글씨가 붙어 있고, 오랫동안 발길이 닿지 않았던 탓에 내부는 물론 외관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 ⓒ지나영
도비도 내에 위치한 대호암반해수탕의 입구에는 시설폐쇄 글씨가 붙어 있고, 오랫동안 발길이 닿지 않았던 탓에 내부는 물론 외관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 ⓒ지나영
저녁에도 가로등은 켜지지 않았고, 도비도에는 캠핑족들이 설치한 텐트만 가득했다.
저녁에도 가로등은 켜지지 않았고, 도비도에는 캠핑족들이 설치한 텐트만 가득했다. ⓒ지나영

이를 두고 당진시 투자유치과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제약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 그리고 광범위적으로 도비도 토지를 시에서 개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감사원에 컨설팅을 의뢰한 것으로 언론에 나가는 것이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그러면서 “시 입장에서는 공사 측에 도비도를 정상화하고, 개발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푸시를 계속 할 수밖에 없다. 우선 도비도 땅을 어떻게 할지 확인돼야 한다”라면서도 “땅을 개발하려면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부지확보와 불확실한 권한에 대해 감사원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농어촌 휴양단지를 할지, 아니면 관광단지로 할 수 있는지도 그 이후에 논의할 부분”이라며 “감사원의 컨설팅 결과는 두 달의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결과에 따라 당진시는 민간자본을 끌고 와서 개발할 것인지, 어떻게 도비도 개발을 풀어나갈 것인지를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당진 #당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