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이 창간 20주년을 맞이하였다.


지역 언론의 불모지 당진에 언론창달의 기치를 높이 세우고, 1989년 8월 10일 창간호를 발행한 이래 어느덧 이십 성상을 거쳐 지령 775호를 발행하기에 이른 것이다.


작년에 창간 19주년을 맞아 성년식을 치르고, 다시 1년을 더하여 창간 20주년을 맞으며 감개가 무량하지만, 아직도 호전되지 않는 경제상황과 사회적 여건들을 보며 착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어 안타깝다.


작년은 국내외적으로 참으로 어려운 한 해였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어느 것 하나 제자리를 바로 찾지 못하고 헤매었던 기억이 가시지 않는다.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번진 촛불시위는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기도 했었다.


이어서 미국의 금융위기로 불어 닥친 경제 불황이 세계를 강타하고 금방 지구를 요절이라도 낼 듯 옥죄어올 때 움츠렸던 목을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다. 불황의 여파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예측도 제각각이다. 희망을 갖기엔 아직도 이르다는 소리에 무게가 더 실려 그쪽으로 예각을 이루고 있다.


국회와 정부는 좀처럼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이해(利害)와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으니 일이 쉽게 풀리기 보다는 더욱 꼬일 수밖에 없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인데도 손을 놓고 있다.


개점휴업을 거듭하던 국회는 미디어법이란 암초에 걸려 마냥 표류하고 있을 뿐이다. 정치력은 아무데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화합이나 통합은 어디에도 없다. 나라가득 백가쟁명의 성찬일 뿐이고, 사회는 이전투구의 무대일 뿐이다. 그러니 국민과의 거리가 좁혀질리 없고 소통도 요원할 뿐이다.


국회스럽다는 신조어가 이제는 우스갯소리 대접도 받지 못하기에 이르렀다. 뒷전에 젖혀져 있는 처량한 민생법안들을 보고도 어찌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 있겠는가.


제 물건이 제자리에 있어야 사회의 안정이 유지될 수가 있다. 사회구조는 역할을 맡은 이가 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때 제대로 돌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제자리에 있지 않은 것들이 많다. 제자리에 있어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있지 않으니 만도 못한 것들도 많다.


그런데 제자리에 있지 않은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노력하지 않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들이 해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참 대책이 없다.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이다. 언론이 제자리에 있어야 하고, 언론이 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사회의 안정이 유지되고, 사회의 기능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더해야 한다. 치우치거나 부화뇌동하지 않도록 언론 스스로가 냉철해야 한다.


알 권리라는 것도 국익과 사회정의와 사회 안정 속에서 찾아야 한다. 언론의 사명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불편부당을 논할 것도 없다. 언론은 양심과 정의로 그 사명을 다 하면 되는 것이다. 양심을 지키는 한 규제법이란 무용지물일 것이고, 양심을 버리는 한 어떤 법으로도 그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 아닌가.


지역 언론은 지방자치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다. 지역 언론이야말로 지역의 발전과 이익을 도모하고, 지역의 사회정의 구현에 앞장서며, 지역사회의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에서 지역 언론의 중심은 단연 지역신문일 터이다.


당진신문은 금년 6월에 제1회 당진마라톤대회를 개최하였다.


‘당진군민의 염원’을 담은 당진시 승격 촉진을 위한 제1회 당진마라톤대회는, 군민의 적극적 호응과 참여로 우리 군민이 주인이 되어서 전국의 마라톤 마니아들을 손님으로 맞아 치른 성대한 잔치였다.


이 대회를 통하여 전국에서 참가한 마라톤 마니아들에게 당진의 진면목을 알리고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군민이 하나가 되어 화합의 한마당 잔치를 여는 새로운 전통을 세운 것이다. 따라서 당진은 대외적으로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당진 홍보대사를 확보하는 효과를 얻게 되었고, 대내적으로는 연례행사로 군민 대화합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대동단결된 힘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런 것이 바로 지역신문이 지역을 위해서 해야 할 역할인 것이고, 당진신문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이다.


당진신문은 앞으로도 당진의 경제 발전을 위하고 문화 예술의 발달과 주민생활 향상을 위하는 일이라면, 언제든 주저 없이 앞장서서 해 나갈 것이다.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일이 되고, 지역신문의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언제나 최선을 다 해 나갈 것이다.


오늘 창간 제 20주년을 맞이하는 당진신문은 이제 약관(弱冠)이 되었다.


약관이란 몸이 다 자라서 갓을 쓰고 어른이 된다는 것이지만, 그러나 아직은 미숙하다. 갓만 쓴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닐 터이다. 이제 겨우 인생의 절반에서 또 그 절반만큼의 문턱을 지나며 소년의 티를 벗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도 더 배우고 갈고 닦아서 채워 넣어야 할 것들이 많다. 해야 할 일도 많다.
그런 자세로 임하겠다.


당진신문은, 먼저 자만이나 교만을 경계하고, 겸양지덕을 쌓으며, 근면하고 인내하여 평상심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


창간 제20주년을 맞으며 더욱 더 日新日日新又日新해 나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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