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석 목사(당진감리교회)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돈이 아주 많은 왕이었다. 그는 세상의 진기한 음식은 다 먹어보고, 좋은 옷은 다 입어보았다. 그런데도 그의 마음속에 행복이 없었다. 늘 우울하고 슬펐다. 많은 의사들과 상담해 보았지만 대안이 없었다. 어느 의사가 루이 14세에게 “왕께서 행복하시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을 만나시고 그 사람의 속옷을 입으십시오. 그러면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라고 조언했다.

왕은 신하들을 보내어 가장 행복한 사람을 찾도록 하였다. 그러나 신하들이 찾아오지 못하자 왕은 직접 변장을 하고 마을로 내려가 곳곳을 다니며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시골동네에 이르렀다. 저 멀리 오두막집에서 노랫소리가 흘러 나왔는데 지금껏 그렇게 행복에 젖은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왕은 그 노랫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집의 문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저렇게 행복한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그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 정말 행복하오?” “저는 행복합니다.” “오두막집에서 살면서 무엇이 그리 행복하오?”
“저에게는 잘 수 있는 오두막이 있고, 먹을 양식도 있고, 또 일할 수 있는 건강이 있으니 행복합니다.”
왕은 “아! 당신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군요.” 라고 말하며 그 곳까지 찾아온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속옷을 주면 많은 돈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사람의 겉옷 안에는 안타깝게도 속옷이 없었다. 행복한 사람을 만났지만 그 사람에게는 속옷조차 없었던 것이다. 속옷이 없었지만 그 사람은 여전히 행복해 보였다.

행복은 외적인 환경에 의해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우리가 세상에서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딤전6:7-8)고 말씀한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지만 어떤 사람은 잘 살고, 어떤 사람은 가난하기도 하다. 태어나는 것은 모두 똑같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이 소유할 수는 없다. 우리는 언젠가 빈손으로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자족하는 마음은 주어진 환경에서 즐거움과 만족을 누리며 사는 것이다. 즉 행복이란 물질의 소유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족하는 마음에 달려 있다. 우리가 이미 받은 것에 대하여 자족할 줄 안다면 힘든 것이 결코 불행으로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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