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김○○

목마르게 그리는 꿈속의 자유는 과연 그 언제일까? 라는 오직 하나의 갈망으로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아 자유의 땅을 향해서 목숨을 걸고 사선을 넘었다.
그 누군가는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는 무서운 산을 넘었고, 또 그 누군가는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이름없는 허허벌판에 하나, 둘 소리 없이 쓰러져갈 때, 아득한 하늘 길 구름 속 을 날아서 대한민국으로 왔다. 따뜻한 내 나라 대한민국으로…….
그러나 삶의 최상의 가치를 돈으로 믿는 물질만능의 자본주의사회는 경험없는 우리들에게 그리 녹녹치가 않았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편견 때문에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사회에 적응 못하는 이탈주민을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언어 소통에서 느끼는 위축감, 이질감은 찾아오는 사람들을 외면하게 만들고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값 높이 사지 못하고 심리적인 거리감에 갇혀 자신을 소외시킨 외로운 이방인이 아닌 이방인들, 바로 이탈주민 그들에게로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은 한사람이 손을 내밀며 다가섰다.
“신변보호 담당자 당진 경찰서 이지용입니다.”라고 하면서…….
바로 그날 부터였다. 이지용 경사와 함께 이탈주민과의 인격적 만남은 거기서부터 시작 되었다.
작고 사소한 것에도 이탈주민을 위한 일이라면 누가 알아주건 말건 묵묵히 눈이오나 비가 오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는 한 경찰관의 성실한 노력이 흘린 소중한 땀방울이 있었기에 당진 거주 이탈주민의 얼굴에 넘치는 오늘의 밝은 웃음이 있으며, 하나같이 “우리경사님! 우리형사님!” 으로 스스럼없이 부르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게 아닐까?
총포탄이 빗발치고 포연이 자욱했던 준엄한 그날에만 영웅이 있었던 건 아니다. 꽃이 피는 따듯한 오늘에도 영웅은 있다. 우리 곁에!
낮과 밤, 주말이 따로 없는 이탈주민이 걸어오는 전화에 한번쯤은 외면할 수도 있으련만 그들이 부르면 천금 같은 휴식일의 한때도 뒤로 미루고 주저 없이 달려갔다. 세상에 이유도 없는 이런 사랑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때로는 의지할 곳 없는 혈혈단신 외로운 이들을 위해 가족이 되기도 했다.
이탈주민의 아내가 아이를 출산하면 병원에, 이탈주민이 자녀의 방과후교육 신청 때문에 발을 동동거리고 있으면 아이 손을 잡고 학교에, 참 많은 것을 도와줬다.
또한, 이탈주민 중에 남편한테 맞으면 당연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지용경사는 가정폭력이 무엇인지를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우리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폭력이나 따돌림을 당했을 때 신고하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건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는 책임감 높은 이런 경찰관이 현재 당진거주 북한 이탈주민들의 신뢰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람이다. 그가 바로 당진경찰서 보안계 경사 ‘이지용’ 경찰관이다. 지금 하나원을 갓 퇴소해 당진에 새로운 삶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북한 이탈주민에게는 혼자 해결하지 못할 사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그들에게 이지용 경사는 이렇게 말을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그것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는 것이다.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 앞에서는 당당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믿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자기 자신에게 확신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용기를 주었고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새로 당진으로 이사 오는 이탈민의 임대주택을 방문할 때에도 신변보호 담당 경찰관인 그의 손에는 항상 두루마리 휴지를 비롯해 커피믹스 등 각종 생필품이 들려있다.
아직은 사소한 것에도 서툰 그들을 대신해 공유기를 달아주고 컴퓨터 문제도 해결해주고. 이지용 경찰관의 능력과 보살핌은 과연 어디 까지 일까? 이 또한 당진거주 이탈주민의 복이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며 북한 이탈주민의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 준 사람, 이지용 경찰은 거친 바다 위에 외로이 떠가는 운명의 쪽배에서 그들이 하나같이 손을 흔들며 바라보는 이탈주민의 등대이며, 그 등대를 밝혀주는 등대지기다.
이지용 경사님, 감사합니다. 누가 보던 말든 묵묵히 헌신하시는 당신같은 경찰관이 있기에 우리 이탈주민들도 이 땅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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