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벽 구간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 최종보고회..향후 계획 논의

면천읍성 전면 사진. 붉은색 표시가 동벽 발굴조사 구간. 동벽 구간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 최종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동벽 구간 체성은 기저부와 관련한 박석과 내부 적심석 등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동치성은 잔존상태가 훼손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시청 제공
면천읍성 전면 사진. 붉은색 표시가 동벽 발굴조사 구간. 동벽 구간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 최종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동벽 구간 체성은 기저부와 관련한 박석과 내부 적심석 등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동치성은 잔존상태가 훼손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시청 제공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 면천읍성의 독벽 구간의 성벽 잔존양상과 치성 존재가 확인됐다. 이에 당진시는 동벽을 복원해 면천읍성을 국가 사적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조선 세종 21년 11월에 축성이 완료된 당진 면천읍성은 지난 1993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91호로 지정됐다. 

당진시에 따르면 면천읍성의 축조 당시 규모와 구조는 둘레가 3235척, 동·서·남 3개의 성문, 1개의 옹성, 7개의 치성, 56개의 여장(성벽 위에 설치하는 낮은 담장), 3개소의 우물 등이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읍성의 수축과정에서 북문이 추가로 조성되고 여장이 증축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읍성 내 관아시설은 고문헌과 고지도를 통해 객사 82칸, 벽대청 9칸, 상서헌(공부하기 위해 마련된 방) 9칸, 그리고 정부를 집행하던 공간을 의미하는 내동헌은 10칸, 외동헌은 10칸이며, 아사 50칸, 관청고 19칸, 군사 7칸 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는 1972년 제작된 고지도에 상세한 표현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당진시는 면천읍성에 대한 복원정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1999년 정밀지표조사를 시작으로 2010년대 이후부터 고고학적 조사와 복원·정비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선, 1999년 지표조사를 통해 문지 및 치성(성벽의 바깥으로 덧붙여 쌓은 벽)의 위치를 확인해 읍성의 구조 및 규모를 파악해, 성벽의 정밀한 실측을 통한 도면이 제시됐다. 그리고 2018년 8월에는 서남치성 및 주변 성벽에 대한 시굴조사가 진행됐다. 시굴조사 결과, 서남치성과 성벽의 기저부조성층, 지대석, 면석, 박석, 내벽, 내탁부 등이 확인됐고, 발굴조사를 통해 성벽의 구조와 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에는 남동치성 및 추정객사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시굴조사에서 조선시대 객사지 관련 시설이 확인됐다. 그리고 발굴조사를 통해 객사 일대에는 객사건물을 중앙에 두고 전후면의 공간에 보도 및 박석시설을 조성했으며, 주변으로는 문지를 비롯한 건물지와 함께 이를 감싸고 조성된 외곽담장이 배치된 양상을 확인했다.

이어서 2020년 6월에는 면천읍성의 남동성벽의 추정선 확인을 위한 시굴조사가 실시됐고, 이를 통해 체성의 기저부 조성층, 지대석, 기단석, 퇴박석, 적심석, 내탁부 등의 성벽 주요시설이 확인됐다. 

동벽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 현장. ⓒ지나영
동벽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 현장. ⓒ지나영

판판하고 두꺼운 박석 ‘우리나라 첫 사례’

시굴·발굴 조사를 마친 성벽에 대해 시는 예산을 투입해 복원했으며, 이어서 동벽 복원을 위한 복원정비사업을 진행했다.

동벽의 위치는 면천공립보통학교 학생독립만세운동 기념관 뒤편이며, 조사면적은 4508㎡이다. 조사는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 면천읍성의 동문지를 중심으로 남쪽에 조성된 동벽구간에 대한 시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굴조사를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05일간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면천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동벽 구간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발굴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동벽은 체성1~4구간과 동치성으로 이뤄져 있으며, 성벽 길이는 162m로 확인됐다.

동벽은 완만한 구릉의 능선을 따라 축조되어 북고남저의 지형을 보인다. 1950년대에 면천저수지 조성을 위해 동벽구간의 성석 대부분이 반출되고, 이후로도 경작지 및 건물 조성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훼손되면서 성벽의 정확한 진행 방향을 추정하기 어렵다.

또한, 체성1~4 구간의 외벽은 자연 경사면을 그대로 활용해 조성한 편축식 구조로, 체성 외벽의 최대 잔존 높이는 180cm 정도로 확인됐다. 즉, 외벽이 위치할 곳에 적갈색풍화암반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완만한 경사로 굴착한 후 암갈색사질점토와 함께 여러 차례 석축해 견고한 기저부로 조성한 형식이다.

기저부의 깊이는 박석을 포함해 약 80cm이다. 이와 같은 양상은 기존 발굴조사된 서남성벽 구간과 남동치성 일대의 외벽 기저부와 축조양상은 유사함을 보이지만, 동벽 구간의 기저부는 잡석지정과 박석이 더욱 견고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대석(건물 기단 하부에 놓이는 돌) 전면의 박석은 일부 유실된 구간이 있지만, 체성 전면부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석(얇고 넓적하게 뜬 돌)은 면석에서 약 1.4~1.6m 폭으로 일정하게 시설됐고, 석재는 길이 30~80cm 내외의 판석형 할석을 사용했다.

기단석(건축물이나 구조물의 기단을 만들기 위해 쌓은 돌)은 외면을 다듬은 장방형의 석재를 사용해 석축했으며, 대체로 지대석에서 10~30cm 정도 들여 쌓았다. 

체성 내부의 경우 기저부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기반층을 경사지게 굴착한 후 암갈색사질점토와 잡석을 채워 대지를 조성했다. 다만, 잔존한 내벽 및 적심석은 상부가 대부분 유실됐으며, 전체 성벽은 계단식으로 내벽과 적심석이 축조됐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내벽과 경사내탁부의 토층양상을 살펴보면, 체성의 외면과 적심석 및 내벽과 경사내탁부를 동시공정으로 일정 높이까지 쌓아 올린 공정을 반복한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동치성의 잔존상태는 매우 불량한 편이다. 치성과 주변의 성벽은 기저부와 지대석 및 박석 일부만 잔존하고 있으며, 기단석 및 면석은 모두 유실돼 정확한 규모와 축조양상을 파악하기 어렵다. 확인된 동치성의 잔존규모는 정면 약 850cm, 측면 약 550cm이다.

동벽 구간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 최종보고회 단체사진. ⓒ지나영
동벽 구간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 최종보고회 단체사진. ⓒ지나영

보고회 발표 이후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정보 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은 “동벽 조사에 따르면 판판한 판석을 깔았는데, 보통 잡석을 그냥 다듬어 다지는데, 면천읍성은 80cm 정도의 판판한 판석을 깔고 잡석 지정을 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첫 사례”라면서 “상당히 공을 들인 것 같다. 동벽 외관이 훼손돼 당장 정비하는데 어려움이 있더라도, 향후 정비를 해서 복원을 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남도 문화재위원회 김기주 위원은 “복원된 성벽들이 끊어져 있다. 성벽 복원의 경우 대부분 둘레길 형식인데, 향후 둘러보는 코스로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라면서 “동벽은 경사가 완만하지 않아 위험할 것 같다.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남도 문화재위원회 장헌덕 위원장은 “동벽이 복원되면, 복원된 성벽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가 문화제로 지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성벽이 올라가면 읍성 안에 있는 건물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당진시 문화체육과 남광현 팀장은 “아무래도 면천읍성의 동벽의 판석이 다른 읍성보다 두껍고,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는 부분에서 인정을 받은 것 같다. 이는 지형은 높다보니까 기초구조를 이중으로 한 것 같다”며 “읍성 안 건물들도 하나의 역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없애기 보다는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방식으로 복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시에서는 면천읍성을 국가 사적으로 등재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유네스코 이념에 맞지 않아서 등재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문화재청의 기조가 남아 있는 문화재를 잘 복원하고, 지켜나가자는 기조로 바뀌었다”라며 “이에 따라 시에서는 쌓아 놓은 성벽을 잘 유지하고 복원하자는 생각으로 나머지 성벽을 실시·발굴 조사해서 복원할 계획이며, 우선 동벽까지 복원한 이후 국가 사적으로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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