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구 한국야쿠르트) 허순영 매니저

hy(구 한국야쿠르트) 허순영 매니저. ⓒ배현섭
hy(구 한국야쿠르트) 허순영 매니저. ⓒ배현섭

[당진신문=배현섭 수습기자] 누구에게나 야쿠르트는 어린 시절 추억의 간식이다. 특히, 야쿠르트 병은 세월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 이를 열쇠고리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추억이다.

세월의 흐름에 추억을 잊지 않고, 용기와 희망을 담아낸 야쿠르트 키링을 직접 제작해 나눠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구터미널 당진농협 앞 hy(구 한국야쿠르트) 허순영 매니저다.

허순영 매니저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당진 출신인 남편을 만나 인천에서 당진으로 넘어와 자리를 잡게 됐다. 그 당시 당진은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개발이 되어있지 않았다고.

허 매니저는 “처음 당진에 왔을 때, 시골의 모습을 보고 많이 당황했다”며 “태어나서부터 인천에서 쭉 살아왔다 보니 당진에서는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힘들었다. 그래도 엄마 순찰대 등 다양한 활동으로 또래 사람들을 만나 점차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허 매니저는 야쿠르트 매니저 일을 하기 전에 다양한 일을 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좋지 못해 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그러던 중에 헬리코박터균 감염 진단을 받았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증은 위점막과 점액 사이에 기생하는 나선 모양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이다. 이 균의 감염은 위암으로 번질 수 있던 만큼 허 매니저에게는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얼른 나아야겠다는 의지로 허순영 매니저는 의사의 추천을 받아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찾으며, 새로운 의지를 다졌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인연을 맺은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허순영 매니저. 매니저들이 카트를 타고 다니는 모습은 흥미로웠고, 많은 고객을 만나는 것이 자신과 잘 맞겠다는 생각을 하며, 매니저 일을 시작하게 됐다.

허 매니저는 “평소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데 프레시 매니저의 모습을 보고 나와 정말 잘 맞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그렇게 2019년 12월에 지원하게 됐고 확신 그대로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지금까지 나에겐 둘도 없는 천직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행복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것이다. 허 매니저는 늘 자리를 지키며 하염없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다시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 

그때 사람들이 마시고 버린 야쿠르트 병으로 눈이 갔다. 어렸을 적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열쇠고리를 받았을 때 다른 장난감이 부럽지 않았다. 그래서 추억을 담아낸 열쇠고리를 직접 만들어 찾아오는 손님에게 선물로 드리기로 결심했다. 

허순영 매니저가 제작한 야쿠르트 열쇠고리. ⓒ배현섭
허순영 매니저가 제작한 야쿠르트 열쇠고리. ⓒ배현섭

야쿠르트 키링을 만들기 위한 작업도 만만치 않다. 먼저 야쿠르트 병을 세척하고, 뜨거운 물에 넣어 자주 뒤집어 살균을 마쳐야 한다. 그리고 각 병에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과 따뜻한 문구를 그려 넣었다. 그녀만의 새로운 즐거움이자, 특별한 의미다. 

허 매니저는 “고객들이 코로나19로 많이 줄어들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때, 야쿠르트 병이 내 눈에 들어왔다. 초등학생 때, 어머니가 만들어 줬던 야쿠르트 열쇠고리가 생각나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고 말했다.

허 매니저의 새로운 도전은 SNS에서도 이어졌다. 소소한 일상 브이로그 영상을 제작해 SNS에 올리며, 더 많은 사람과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쇠고리를 제작하는 모습부터, 손님에게 드리는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낸 영상에는 그녀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영상은 해시태그로 소문이 났고, 그녀의 야쿠르트 키링을 받기 위해 멀리서 찾는 손님도 생겼다. 이렇게 허순영 매니저는 수많은 노력 끝에 야쿠르트 병으로 사람들과의 소통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 허 매니저는 야쿠르트 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활용품을 통해 손님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 전달할 계획이다.

허 매니저는 “야쿠르트 병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도 활용해 키링을 만들어 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선물을 만들어 찾아와주는 모든 고객이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늘 이 자리를 지키며 고객들에게 따뜻한 선물을 전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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