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회 구은모 회장, 이병옥 이장, 김정화 부녀회장 한 자리에
“화합 안된다는 곱지 않은 시선 많아..내년에는 다 함께 준비“

외부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21일 역량강화교육세미나를 시작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위원회, 보존회 그리고 기지시리 마을 주민들. 왼쪽부터 구은모 보존회장, 김정화 부녀회장, 최홍섭 축제위원장, 이선주 축제위원회 간사, 이병옥 기지시리 이장. ⓒ지나영
외부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21일 역량강화교육세미나를 시작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위원회, 보존회 그리고 기지시리 마을 주민들. 왼쪽부터 구은모 보존회장, 김정화 부녀회장, 최홍섭 축제위원장, 이선주 축제위원회 간사, 이병옥 기지시리 이장. ⓒ지나영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재난을 이겨내고 나라의 평안과 안녕, 풍년을 기원해오고 있는 500년을 이어오는 민속축제다. 매년 4월마다 기지시리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지역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간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위원회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행사를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동안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와  축제위원회 그리고 인근 마을과 함께 어우러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러한 외부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위원회와 보존회 그리고 기지시리 주민들은 내년 축제를 함께 준비해 지역민을 위한 축제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위원회 최홍섭 위원장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 구은모 회장 △기지시리 이병옥 이장 △기지시리부녀회 김정화 회장을 만나 내년 축제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화합해 함께 축제 만들 것”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위원회는 행사의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집행업무를 맡고 있으며, 보존회는 축제장에서 많은 사람이 줄다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줄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평소에는 줄다리기의 값진 전통민속을 세계 속의 문화유산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오래전에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기지시리 일원에서 열리며 마을 주민은 물론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지만,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의 개관 이후 축제도 박물관 일원에서 열리는 탓에 마을 주민들의 접근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병옥 이장은 “박물관에서 축제를 하니까 아무래도 마을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있고, 불편한 부분도 있을 수밖에 없었다”라며 “도심에서 축제를 하며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화 부녀회장 역시 “과거에는 부녀회에서 먹거리도 준비해서 나누고 했는데, 어느 순간 그걸 준비하지 못한 것은 있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처럼 박물관 광장에서 축제가 개최되며, 마을 주민의 접근성은 낮아지고 참여도도 예전만 하지 못했다. 더욱이 예산 등의 이유로 외부에서는 축제위원회와 보존회 간에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에 최홍섭 축제위원장은 “당황스러운 것이 축제 예산에 대해 얘기하면, ‘보존회와 마을이 함께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저에게 말한다. 저는 줄다리기에 대한 높은 애정을 갖고 축제위원회에서 활동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속상하다”며 “보존회와 마을이 화합을 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이러한 외부의 시선을 없애기 위해서는 내년 축제는 다 함께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은모 보존회장은 “축제위원회와 보존회가 예산을 두고 싸운다는 얘기를 외부에서 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축제가 크다보니 잡음이 생긴 것 같다”며 “축제위는 행사의 전체를 담당하고, 보존회는 줄을 만들고 제례 등을 담당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외부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과의 오해를 풀고 화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축제위원회는 보존회와 기지시리 마을과 함께 단합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21일 역량강화교육세미나를 추진했다. 그리고 세 단체는 내년 축제를 함께 협의하며 준비할 계획이다. 

이병옥 이장은 “마을에서는 축제위원회와 보존회를 적극 도와서 마을에서 축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줄 것”이라며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함께 채운다면 주민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은모 보존회장은 “제가 올해 처음 보존회장을 맡으며 잘 몰랐지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서 내실 있는 축제를 만들어 나가겠다. 그리고 줄다리기 장소를 옮기면서 기존의 틀못광장 활용도도 낮아진 만큼 이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겠다”라며 “다만, 보존회는 전수교육관 활성화사업 등은 전수교육관을 떠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어 주민들이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홍섭 위원장은 “내년은 유네스코 10주년을 맞는 2025년의 전초전이라 생각하며, 지역민을 위한 축제로 이끌려고 한다. 주민의 참여도를 높여야 관광객도 늘어난다고 생각한다”며 “서로의 오해는 풀고 더 나은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 자주 대화하며, 많이 만나서 주민이 있는, 지역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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