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수산 황필선 대표

평생 바다에 기대 살아온 쌍용수산 황필선 대표. ⓒ김성민
평생 바다에 기대 살아온 쌍용수산 황필선 대표. ⓒ김성민

[당진신문=김성민 수습기자] 새벽 나절 여명을 가르고 바다 깊은 곳에서 끌어낸 활어를 그대로 맛본다면, 어떤 산해진미보다 지극한 싱싱함을 느낄 수 있다.

2022년 깔끔해진 모습으로 재개장한 당진시수산물유통센터는 장고항의 품에 쏙 안겨 자리한다. 황필선 대표의 쌍용수산이 위치한 곳이다. 

1987년 보령에서 당진으로 이주한 황필선 대표는 어업에 종사해왔다. 생계가 곤란해 당진시장에서 굴 장사를 하다 1톤 어선 ‘쌍용호’를 구입해 어획에 나섰다. 

이후 제철 수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해 장사를 해보자 마음먹고 쌍용수산을 개업했다. 

바닷가 사람들답게 당진 손님들의 수산물 사랑 도 대단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소문 듣고 찾아온 단골들이 많아 꾸준히 영업할 수 있었다. 

사실 황필선 대표는 장고항 유명 인사다. 6시 내고향,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등 각종 방송에 출연한 맛집 사장으로 소문나서다. 또 바로 옆 가게는 사돈 최춘자 씨가 운영하고 있고, 언니 황영희 씨 등 양가 식구들이 자주 찾아와 당진시수산물유통센터의 대가족으로 통한다. 

쌍용수산은 쌍용호로 잡아온 싱싱한 제철 수산물을 판매한다. ⓒ김성민
쌍용수산은 쌍용호로 잡아온 싱싱한 제철 수산물을 판매한다. ⓒ김성민
쌍용수산은 쌍용호로 잡아온 싱싱한 제철 수산물을 판매한다. ⓒ김성민
쌍용수산은 쌍용호로 잡아온 싱싱한 제철 수산물을 판매한다. ⓒ김성민

황필선 대표는 “바다만 지켜보며 쌍용수산을 운영했고, 앞으로도 죽 자리를 지킬 생각이다. 오랜 단골들은 이제 죽마고우인지 손님인지도 헷갈릴 만큼 낯익다”며 “아마도 쌍용수산을 찾는 분들은 이런 익숙함과 편안함을 느껴 단골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음식 맛도 어디 가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미식가들 입맛 맞추기 까다로운 메뉴가 회인데, 황필선 대표는 회 뜨기 실력을 주변 상인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매섭게 칼날을 갈아온 손 감각으로 도다리, 우럭, 간재미, 전어, 광어 등 온갖 활어를 일정한 두께로 썰어낸다. 박하지게, 새우, 꽃게 등 각종 재료로 담근 어장도 쌍용수산의 별미 중 하나다. 애주가들 입맛 돋우는 우럭 매운탕도 놓치기 아쉬운 메뉴다.

텃밭에서 캐온 각종 채소와 직접 만든 된장, 고추장 등 양념도 쌍용수산의 맛 비결이다. 밑반찬과 김치를 손수 마련하니 상차림을 아쉬워하는 손님이 드물다. 이곳 음식 중엔 기성품이 전혀 없다.

쌍용수산의 핵심은 쌍용호다. 가게 이름도 배에서 따와 지었다. 매주 2~3회 바다에서 산지직송 해오는 먹거리가 상에 오르니 싱싱함은 자연스레 보장된다. 남편 한기종 선장이 배를 몰아 당진 앞바다에서 활어를 잡아 오면, 황필선 대표는 바다 내음 다 가시기 전에 수조에 넣어 신선도를 유지시킨다.

잡는 어종이 다양하니 제철 수산물이 가득하다. 물론 장점만 있진 않다. 풍랑이 거세거나 금어기가 다가오면 메뉴가 줄고 판매량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단점을 무시할 만큼 쌍용호의 그물엔 싱싱한 활어가 끝없이 걸려든다.

황필선 대표가 직접 담근 간장게장. ⓒ김성민
황필선 대표가 직접 담근 간장게장. ⓒ김성민

한기종 선장은 “뱃사람한테 바다는 고향이고 직장이며 창고다. 바다가 우리 부부를 먹여 살렸다”며 “이 배 덕분에 쌍용수산이 이름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 고마운 마음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은 계속 바다에 나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최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오염수 방출 논란으로 손님 발길이 현저히 줄어 당진시수산물유통센터 내 상인들은 시름이 깊다. 쌍용수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매출이 적잖이 떨어졌다. 그래도 얼굴 잊지 않고 찾아주는 단골이 있어 버틸 힘이 난다는 황필선 대표.

황필선 대표는 “장사는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 이기는 거란 말도 있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생을 돌이켜보면 그래도 맞는 말이다”며 “중요한 건 쌍용수산이 왜 사랑받는지 잊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항상 싱싱한 활어만 대접하고 음식에 정성을 담으면 결국 이런 시련도 물결처럼 잔잔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 주소 :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로 334-48 당진시수산물유통센터
● 문의 : 041-352-2207
● 영업시간 : 09시 ~ 1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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