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박 11일, 당진 곳곳 누빈
농부스트 시골언니 프로젝트

10박 11일동안 당진 곳곳을 누빈 ‘농부스트’의 시골언니 프로젝트. ⓒ농부스트 제공
10박 11일동안 당진 곳곳을 누빈 ‘농부스트’의 시골언니 프로젝트. ⓒ농부스트 제공

[당진신문=이혜진 시민기자]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안전한 주거환경, 안정된 일자리, 강인한 체력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겐 자신을 보살펴주고 이끌어 주는 비빌 언덕이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마음을 열고 기댈 수 있는 한 사람만 있어도 녹록하지 않은 시골살이가 풍요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진에는 감사하게도 귀농 귀촌을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비빌 언덕이 꽤 많다. 농부를 만나는 가주스페이스 박향주 대표, 농촌을 걷는 슬로당 양정은 대표, 그리고 꽃과 환경을 생각하는 꽃양꽃색 김에스더, 문소영, 박미아 대표. 이들은 당진 지역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다섯 명의 시골 언니 ‘농부스트(NONGBOOST)’다. 

왼쪽부터 농촌기획자 양정은(슬로당) 대표, 박향주(가주스페이스) 대표. ⓒ이혜진
왼쪽부터 농촌기획자 양정은(슬로당) 대표, 박향주(가주스페이스) 대표. ⓒ이혜진

농부스트는 박향주 대표를 필두로 농촌과 농부에게 힘을 북돋워 주기 위해 모인 프로젝트 단체다. 이들은 농촌에 부족한 공간과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했고, 지난 7월, 청년 여성들에게 농촌에 대한 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23 시골언니 프로젝트’ 공모 참여해 선정됐다. 

그리고 지난 9월 14일부터 10박 11일간, 11명의 참여자와 함께 당진 곳곳을 누비며, 진하게 농촌을 걷고, 농부를 만나고, 풍요를 맛보았다.

박향주 대표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농촌민박 창업과정에 양정은 대표와 함께 참여했고, 그곳에서 대호지에 있는 ‘미소연’이라는 숙소를 알게 됐다”면서 “좋은 공간이 있으니 무언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마침 시골언니 프로젝트 공고가 올라와 운명처럼 지원하게 됐다”고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농촌에서 자신만의 업을 가지고 살고 싶은 청년 여성들에게 당진 시골 언니들의 일과 삶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를 통해 농촌의 매력과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10박 11일동안 당진 곳곳을 누빈 ‘농부스트’의 시골언니 프로젝트. ⓒ농부스트 제공
10박 11일동안 당진 곳곳을 누빈 ‘농부스트’의 시골언니 프로젝트. ⓒ농부스트 제공

이를 위해 농부스트는 서울, 부산, 창원 등 전국에서 모인 청년 여성들과 대호지면의 ‘미소연’에서 머물며, 진정한 시골살이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리고 당진 지역의 관광, 문화, 자원, 사람을 활용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언니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특히 당진 합덕 버그내 순례길 트레킹 투어, 농부와의 미니 토크 콘서트, 농부님 장보러 왔어요, 6년간 지속되고 있는 <당장> 일원되어 즐기기, 청년타운 ‘나래’&시골언니들의 로컬 창업이야기 등 농부스트가 준비한 풍성한 일정은 농촌과 여성들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 됐다.

양정은 대표는 “11일이 너무 짧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함께하는 동안 서로 연대하고 품어주고 응원하며 농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면서 “언니들 또한 자신의 관심사를 농촌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해보며 지역살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박향주 대표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농부스트, 함께 했던 참여자들의 진심은 통했다”면서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모두 해볼 수 있어 행복했고, 우리가 즐거우니 참여했던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부스트’가 진행한 시골언니 프로젝트 참여자 단체사진. ⓒ농부스트 제공
‘농부스트’가 진행한 시골언니 프로젝트 참여자 단체사진. ⓒ농부스트 제공

두 대표의 말처럼 모든 것이 완벽했던 농부스트의 시골언니의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다섯 언니는 각자의 자리에서 당진의 농촌과 농부를 위해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또다시 만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박향주 대표는 “현재하고 있는 12개 농가의 농부를 알리는 농부지도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농산물 유통과 관련된 일을 시작해 볼 예정”이라며 “농부스트는 농촌에 도움이 필요하면 어벤져스처럼 또다시 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정은 대표는 “합덕시장 지도 만들기, 합덕 굿즈 팝업스토어 운영 등 앞으로도 합덕의 자원을 알릴 수 있는 디자인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당진에도 지역 청년 플레이어가 많아져서 재미난 것들이 넘쳐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당진 #당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