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우 면천면장

한영우 면천면장.
한영우 면천면장.

폐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저는 충청도순문사 안순(安)이라고 하옵니다. 폐하의 나라가 왜구의 창궐로 매우 위태롭습니다.

왜구들은 충청,전라, 경상의 곡창지대를 노려 시시 때때 초초로 백성들을 약탈하며 괴롭히고 있습니다. 폐하의 백성이 안전하고 이 나라의 발전을 피하기 위해서는 넓고 평탄하면서도 물이 풍부하고 지형은 험조(險阻)하고 교통이 편리하여 비옥한 경작지를 지킬 수 있는 곳에 조속한 시일내에 면천읍성을 우선적으로 축조하셔야 합니다.

유사시에는 성문을 굳게 닫아 방어하고 평상시에는 들에 나가 밭과 논을 갈아 곡식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하셔야 합니다. 폐하께서 작년에 반포하신 읍성신도(읍성 건축 표준안)를 기초해서 안전하고 방어하기 좋은 읍성을 설치해서 왜구들이 얼씬도 못하도록 하셔야 합니다

폐하! 몽산 남쪽 읍성안에는 객사, 군기고, 군사, 내아, 내책방, 외책방, 동헌, 급창방, 사령청, 내삼문, 외삼문, 작청, 장청, 향청, 내창고, 성황사를 지으소서.

폐하께서는 지체하지 않으시고 바로 응답하셨다. 내 그대의 충성심에 탄반복하여 나의 재임 21년이 되는 해(1439년) 면천읍성을 다음과 같이 축성하겠노라. 

면천성의 둘레는 삼천이백삼십오척으로 하고, 방형으로 할 것이며 성높이는 구척으로 하고 우물을 두고, 음성의 시설물로는 성곽과 동·서·남의 세 곳에 문을 두고, 서·남 두 곳에 1층 문루와 옹성, 치성, 여장, 우물, 연못 해자연못을 둘 것이다

폐하! 면천군과 인근 충청도 56개 군현의 장성들을 소집하여 성을 쌓으면 200여 일 걸릴것으로 사료되옵니다.

폐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 그대의 간청에 따라 그리하겠노라. 이제 면천읍성은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주민과 지역을 보호할 수 있게 축조되었도다.

전 시대의 소극적인 방어 행태인 산성의 농성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방어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평지로 나와 세운 성이다.

이제 모든 지역에 군현을 설치하고 지방관을 파견하여 짐의 나라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군사를 효율적으로 강화하여 영원토록 주민들에게 평안과 행복을 안겨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면천읍성은 조선시대에 왕의 명령으로 10개월동안 쌓았다. 면천은 1413년부터 1914년까지 500년간은 면천군으로 있었다. 1917년부터 현재까지는 107년째 면천면으로 행정조직이 개편되어 운영되고  있다.  

1910년 전후로 일제시대에 조선의 읍성을 모두 허무는 철거명령으로 조선성은 하나 둘씩 사라지고 말았다. 면천읍성 또한 면천저수지를 만든다는 미명하에 성벽돌을 허물어 저수지 둑을 쌓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면천읍성은 이제 30% 정도 복원되었다. 

필자는 관광객들에게 면천읍성 전시관이나 홍보관이 마련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건립취지나 과정에 대한 일말의 씨는 뿌려서 읍성의 조성과정을 면천읍성을 찾는 이들에게 보여드리는 것이 면천면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복원된 면천성벽 사진을 배경으로 만들어 읍성내 기존에 있는 그 미술관 건물 한귀퉁이 전시관에 걸어두고 있다. 조속한 시일내에 면천읍성 전시관이나 홍보관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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