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한형동 칭다오 대학 석좌교수.

2023년 8월 18일 한미일 3국 정상은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간 “안보경제 협력체제” 출범을 선언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즈는 “미국 외교의 꿈을 실현했다”고 대서 특필했다. 

3국 정상은 ‘정신 (spirits)’, ‘원칙(principles)’, ‘공약(commitments)’ 이라는 타이틀하에 제도적으로 협력을 추진한다는 문서를 채택했다. 명실공히 아태지역내 최강의 ‘안보. 경제 블록’이 탄생한 것이다.

이는 한미일 협력 시대의 신기원을 장식하는 쾌거로서, 70년 동북아 역내 질서의 대격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회담을 통해 한미일 3국은. 매년 3국 정상회담 개최, 대북 방위를 위한 군사훈련 정례화, 북한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정보 공유 등 공조를 강화하기로 하였다. 

경제·기술 안보 차원에서는 전략물자와 핵심 기술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EWS)’을 도입하기로 했다. 나아가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해 STEM 영역에서 차세대 인재를 양성하고 불법적 기술 탈취 시도를 막기 위해 3국이 경제·기술안보에서의 결속도 강화하였다. 게다가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Trilateral Indo-Pacific Dialogue)”창설은 회담성과의 무게를 더한다. 

이처럼 군사·외교·경제·기술·자원·에너지 등 다방면에 걸친 포괄적 안보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쿼드(QUAD),오커스(AUKUS)에 이어 인도·태평양에서 세번째 안보기제(mechanism)인 한미일안보협의체(가칭 KOJAUS)가 결성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기존의 국제룰에 따르는 수동적 지위에서 국제룰을 제정하는 자랑스런 룰메이커(rule maker)로 위치하게 되었다. 미국 일본 등 세계 최강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인도·태평양 역내의 선도국가로 우뚝 선 것이다. 중국도 이제는 우리의 안보주권을 침해하는 무례한 행동이나 한국 경시 태도를 버리고 대등한 동북아 평화와 안보 주역으로서 우리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CNN, WSJ 지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 세계사적 안보 경제 협력 그룹의 탄생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관계 정상화 조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 윤대통령의 이러한 미래 지향적인 한일관계 개선 조치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지혜롭고 용기있는 외교적 행보이다. 

이제 우리는 친일 타령과 죽창가의 레코드는 역사박물관으로 보내고, 소아병적인 반일의 장한가(長恨歌) 대신에 일본을 이기는 극일(克日)의 희망가를 불러야 한다.

우리는 혈맹인 미국이 꿈에도 그리는 외교 목표가 바로 한일 우호증진을 통한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 구축’이라는 점을 깊히 인식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일 우호는 바로 한미 우호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격변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한일 협력은 우리의 경제발전과 국력신장에 긍적적인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한편, 이번에 역사적인 한미일 3국 협력체제를 선언했으나, 문제는 이렇게 포괄적이고 전방위적인 협력 선언을 여하히 실현해 나가느냐가 중요한 과제이다. 워낙 협력의 계획과 목표가 광범위 하고 다양하기에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적지 않은 도전적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3국이 정권교체와 같은 상황변화에도 ‘3국 협력체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긴요하다. 그러기에 . 바이든 대통령은 ‘새 시대(new era)’를 강조하며 ‘수십 년 간 지속될 관계(decades and decades of relationships)’를 건설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 다음 이번 회담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을 중국에 대해서는 한미일 협력이 결코 중국의 국익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시키면서, 우리가 미일의 대중국 압박에 적절한 완충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정학적이나 대북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을 결코 적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향후 중국의 대아국 견제와 견인의 파고가 높아질 것에 대비하여 우리는 무역시장의 다변화와 자원외교 강화 등으로 경제의 대중 의존도를 감소시켜 나가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한미일 협력정신에 충실하되, 미일 양국에 할 소리는 해야한다. 미국에는 ‘한미원자력 협정’을 개정해서 우리도 일본처럼 핵재처리를 자유롭게하고, 미국이 한미동맹을 미일동맹 수준으로 격상시키도록 요쳥해 나가야 한다. 

일본에게도 우리가 징용문제 등에서 통큰 아량을 보인 만큼, 일본도 어불성설인 독도의 영유권 주장을 포기하도록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미국이 거론하는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문제, 중국의 인권 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미국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되, 때로는 독자적인 목소리도 내야한다. 

중국의 핵심 이익(core profit)을 건드리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우리가 과도한 개입을 자제하여 중국의 반한 정서를 차단하는 지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교는 국운이 걸린 차선의 예술이자 국익을 위한 총성없는 전쟁이다. 이번에 이룩한 ‘한미일 3국 안보경제블록’ 체결의 외교 성과가 국가안보와 경제 번영에 크게 기여 할 수 있도록 우리 국민이 정파와 이념을 초월하여 함께 노력해주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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