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

망개떡은 밤을 울린다
                       홍  윤  표
                                (시인/ 명예문학박사)

사계절이 가는 외로운 어둠의 거리에
햇살이 내려지면 골목길은
망개떡 길로 부산하게 밤을 울린다
숲속은 몰라라 기우는 솔가지 사이에
영글던 숙명들 망개나무 잎사귀에 싸여서
인심을 나누는 떡은 익어 찹쌀떡이며
자물쇠로 채워진 밤길은 강추위에 몸부림이다
외치는 바람의 메아리에 나를 태우는
생명의 소리가 철길처럼 외롭다
망개나무 넝쿨이 암과 피부질환
고혈압에 좋다고 선전하지만
줄기찬 잎사귀에 사랑 실은 겨울밤은
달빛으로 떡잎으로 태어난다
어머니가 비즌 음력보름의 망개떡
한 겨울 열매 없이 자란 계절의 떡
등잔불 태우는 전설 같은 망개떡이다
입술 타듯 사랑받은 장식 없는 살떡이다
은혜 받은 달동네 골목 떡이다.

<약력>
충남 출생/ 1990년 문학세계 신인상과 시조문학 월하선생추천 데뷔
초부향토문화상, 한국문학탐구대상 / 2010 충남문학대상 / 2010 황희문화예술대상
시집 <겨울나기><삼청동까치집> 전자시집 <사랑, 그 순간부터>외 1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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