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면 ‘천의리 풍물패’를 만나다

정미면에는 게이트볼장 같이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이런 노인들을 위한 장소가 없는 곳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얼마나 즐겁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런 장소가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정미면에는 많은 노인들이 있다. 더욱 다행스러운 것은 스스로 모임을 갖고 여러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만난 ‘천의리 풍물패’ 역시 그런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어르신들의 모임이다. 상쇠를 맡고 있는 조종형(69)씨는 정미면 게이트볼 회장이다. 또한 한국 국악협회 당진시지부 민요분과장을 맡고 있다. 재주가 많은 어르신이다. 이런 재주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아리랑봉사단에서 활동하시는 것을 보면 나이를 잊으신 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저런 활동을 하고 있어. 노인

대학에서 여러 주제로 강의도 하고 있지. 강의를 하면서 다른 노인들에게 이런 저런 도움을 주는 건 참 의미가 있지” 조종형씨의 말이다. 천의리 풍물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워낙 풍물을 배우지를 않아서, 직접 풍물패를 조직해 여러 행사에 흥을 돋우고 있다. 11명 정도가 이 풍물패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풍물패에는 60대 후반은 어린 편이다. 대부분이 74~77세다.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은 80세다. 조종형 회장은 “행사가 있다고 할 때 따로 모여 연습을 한다. 나이가 있어서 조금만 연습이 게으르면 바로 표시가 나는거지” 하지만 연습이 부족하면 티가 나는 것은 젊은 사람도 마찬가지이니, 나이 탓은 아니리라 여겨진다. 특별히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왜 이런 풍물패를 조직했을까? “일단 풍물을 하면 재미가 있지. 우리 풍물을 들으면 흥이 나는 건 한국 사람으로서 자연스러운 거잖아. 행사를 할 때 풍물이 빠지면 흥이 나질 않으니, 우리라도 나서야 되지 않겠어? 풍물을 하면 사람들이 어깨도 들썩이고 나와서 같이 춤을 추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이 있지” 김응배(74)씨는 그렇게 풍물의 즐거움을 말한다. 김응배 씨 역시 여생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있다. 풍물패뿐만이 아니라 게이트볼도 열심히 하고 있고, 고려수지침 봉사회에서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벌써 10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정미면에서 만난 ‘천의리 풍물패’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열정이 사그러지지 않는다면, 젊음 역시 사그러지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조종형 회장은 “젊은이들이 풍물을 배우려고 하지 않아서 아쉬운 점이 많다. 먹고 살기가 워낙 팍팍해 그런 것은 이해하지만, 우리 것을 잊지 않도록 전수 작업을 해야 할 터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종형 회장이 다른 노인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나이 들수록 열심히 적극적으로 살아야합니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밖으로 나와 많은 활동을 하는 게 좋습니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건강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정신 건강에도 좋아요. 외롭지도 않고. 또 이런 저런 활동으로 모이다 보면, 서로 간에 의지도 되고, 화합하는 마음도 생기니 얼마나 좋습니까. 나이가 들었다고 집에만 있기 보다는 세상으로 나와서 많은 활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가을 하늘은 높아 가고, 백발 청춘들의 푸르름 역시 깊어가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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