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희 당진어울림여성회 회장

오윤희 당진시 어울림여성회 회장
오윤희 당진시 어울림여성회 회장

지난 6월 28일 당진시가 호수공원 부지를 확정 발표하며 지역 여론이 크게 술렁였습니다. 이미 내정되었던 곳 아니냐는 의구심부터 확정된 부지 근방 부동산 가격에 대한 관심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1000억 이상 들어갈 것이라는 호수공원 건설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간 다음 날인 6월 29일, 당진 원탁회의는 시민 1만 3066명의 서명자 명단을 가지고 당진시청을 방문했습니다. 당진 인구의 10%에 가까운 시민들이 급식실 노동자들의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내 가족이고 이웃인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이 생명을 위협당하고 있는 급식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진시가 나서야 한다는 분명한 목소리였습니다.

이 소중한 목소리를 당진시장님께 직접 전달하고 싶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비서실장님께 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진행된 간담회 자리에서 당진원탁회의 각 단체대표님들은 당진시가 급식실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이야기는 ‘학교 시설의 문제는 교육청 소관이니 당진시가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무성의한 답변과, ‘당사자들이 진작에 학교와 교육청에 더 강하게 요구했어야 한다’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참가자들의 공분만을 샀습니다.

지난해 60명이던 급식실 노동자 폐암환자의 수가 현재 97명으로 늘어났으며 계속해서 그 수가 증가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끔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와중에 당진의 학교 급식 조리 학교 38개교의 급식실 실태 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입니다. 단 1개소를 제외한 37개교의 급식실 환기시설은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매일같이 폐암유발물질이 발생되는 급식실에서 환기시설조차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당진시는 본인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나몰라라하고 있습니다. 당진 시민인 급식실 노동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 아이들의 건강한 급식을 지키는 일은 당진시 본연의 의무입니다. 당진 시민 1만 3천여명의 목소리가 더해졌음에도 당진시가 지금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시민들의 분노를 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당진 시민들의 세금은 시민들을 위해 쓰여져야합니다. 1000억이 넘게 들어갈것이라는 호수공원 부지 선정 뉴스를 접하며 저는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생명을 위협당하며 오늘도 아이들 급식을 조리해야하는 급식실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예산은 정말 없는 것일까요? 
시민들의 세금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가장 가치있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이번 서명운동이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진 시민 1만 3천여명이 우리의 세금으로 급식실 노동자들의 안전을 지키라고 서명해 주신 것입니다. 

이제 당진시는 시민들의 분명한 요구를 받아안고 급식실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학교 급식실에 시급히 공기정화기를 설치해주십시오. 이것으로 당진시가 개발을 위한 무리한 토목공사보다는 당진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더 적극적이라는 긍적적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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