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보건복지부로 나뉜 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통합
“학력과 지식 차이는 반드시 발생” 유치원 교사는 적극 반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하나로 합치는 유보통합의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당진지역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PIXBAY 제공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하나로 합치는 유보통합의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당진지역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PIXBAY 제공

[당진신문=김제노비아 기자] 교육계의 해묵은 난제인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하나로 합치는 유보통합의 청사진이 제시됐다. 그러나 교원 단체는 성급한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유보통합은 출발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출생부터 국민안심 책임교육·돌봄 실현을 위해 유보통합을 발표했다. 

유보통합의 목적은 0세부터 5세까지 모든 영유아가 이용 기관에 관계없이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차별 없이 받는 데에 있다. 나아가 초등 늘봄학교와 연계하여 후에는 0세부터 11세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새로운 교육·돌봄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유보통합 논의를 두고 교육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1월 11일 ‘현실성 없는 유보통합 반대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국회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글에서 작성자는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 방안은 교사 및 교육 수준의 질적 하락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졸속 정책 추진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5만명이 청원에 동의했고, 현재 청원서는 국회 교육위원회 심사를 거치게 됐다.

당진지역 유치원 교사들 역시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의 통합 방향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특히,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 간의 자격이 다르다는 이유를 꼽았다.

현재, 유아 교사는 전문대학 이상의 대학에서 유아교육과 졸업 후 교원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유치원에서 근무할 수 있다. 반면, 보육교사는 유아 교사에 비해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를 두고 유치원 교사 A씨는 “유치원 교사의 경우 짧게는 3년, 길게는 4년 이상의 공부를 거쳐 인적성 검사 후 정교사 2급 자격을 받은 후에야 졸업한다. 하지만 어린이집 교사의 경우 학점은행제나 사이버 대학 및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약 1년의 공부를 거쳐 자격을 얻는다”라며 “물론 그 이상의 공부를 거쳐 어린이집 교사가 되는 경우도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까지는 교사 간의 학력 차이가 존재하고, 아직 이와 관련된 적합한 교육이나 연수가 체계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별 없는 유보통합은 뜬구름 잡는 소리에 가깝다”고 질타했다.

또 다른 유치원 교사 B씨는 “차별 없는 유보통합이 아닌, 교육 없는 유보통합이 될까 두렵다”며 “현재의 유보통합은 영유아를 위한 것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정책이다. 유치원 교사들이 개편될 교사 양성·자격 체계에 적응하고 아이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하루빨리 실현 가능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보육교사들의 반응도 찬·반으로 나뉘는 양상이다. 

보육교사 C씨는 “유보통합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나, 이어지는 논란과 다툼으로 보육의 수준을 폄하하거나 어린이집 교사의 경력을 무시하는 등의 상황이 반복되는 게 안타깝다”며 “좋은 교사는 학력이 높은 교사가 아닌, 아이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교사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인 만큼 교육과 보육의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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