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부곡공단 지반침하 피해보상하겠다던 한전..뒤에선 꼼수
당진 부곡공단 지반침하 피해보상하겠다던 한전..뒤에선 꼼수
  • 지나영 기자
  • 승인 2022.01.22 18:00
  • 호수 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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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권익위 주관 피해보상 협의 회의서 한전 재조사 계획 밝혀져
非비대위 1개사 손해배상청구에 법원..“조사 차이 커..재조사 하라”
비대위 “10억 들인 당진시 조사 무용지물?..당진시도 갖고 놀았다”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부곡공단 지반침하와 관련한 피해보상을 모두 책임지겠다던 한국전력이 얄팍한 꼼수를 부리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력구공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한전비대위)에 따르면 2021년 1월 당진시 사고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지반침해 피해 업체 16개사에 포함돼 있지만 비대위에는 가입되지 않은 A업체에서 2021년 5월 단독으로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A업체와의 소송 과정에서 한전은 법원 측에 조사 결과 차이가 큰 ‘당진시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와 2019년 12월 한전에서 의뢰해 조사한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조사 결과’를  함께 제출했다.

한전 전력구 공사로 인한 지반침하 피해에 대한 당진시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피해업체는 총 16개사(△발진구에서 전방 200m-4개사 △도달구에서 550m-12개사) 였지만,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의 조사에서는 도달구 피해규모가 100m로 피해업체는 3개에 불과하다. 결국 법원은 한전과 당진시에서 각각 조사한 피해영향범위의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대한토목학회를 통해 다시 조사해 제출하도록 결정했다. 

여기서 문제는 재조사 결과에서 피해 규모가 줄어들면 A업체는 피해지역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생기고, 한전이 소송에서 승소할 수도 있다는 것. 즉 애초 피해업체와 당진시 앞에서 당진시 사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것처럼 말해왔던 한전이 재조사 결과에 따라 말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사실은 지난 18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주관한 피해 보수방안 합의 중재를 위한 비공개 회의에서 한전 측 관계자에 “피해 금액에 대해서 보상은 100% 하겠지만, 다른 업체와의 소송 결과에 따라 (보상업체 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뒤늦게 수면위로 드러났다.

비상대책위원회 안동권 사무총장은 “사고조사를 재감정하라는 법원 명령에 따라 한전은 재조사를 실시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전은 당진시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인정한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법원을 통해 재조사를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한 “소송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협의를 해봤자 재판부 판단에 따라 한전에서는 ‘우리는 여기 보상 못한다’고 해버리면 끝이다. 결국 이번 권익위 회의에서 아무리 이야기해도 무슨 소용이 있었겠나”라며 “결과적으로 한전은 당진시도 갖고 논거다. 만약, 재검증을 하고 그게 받아들여지면 당진시가 예산 10억 넘게 들여서 한 것은 엉터리라는 결과가 되고 만다. 시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서 “한전에서도 문제가 없으면 공사를 시작하면 되지만,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A업체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침하 원인과 피해 정도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먼저 신청해서 한전에서도 그것을 받아들여 재조사를 하기로 했던 것”이라면서도 “해당 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는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는 권익위의 권고가 있었다. 회의에서 우리가 언급한 내용에 대해서 지금은 밝힐 수 없다. 향후에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번 권익위를 통한 협상이 결렬된 만큼 당진시는 권익위 권한을 일정 부분 갖고 있는 당진시 고충민원조정관을 통해 재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며, 비대위는 1월 안에 부곡공단 지반침하와 관련해 한국전력을 상대로 소장을 제기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