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이와 지윤이의 대안학교 이야기
이다은 간디학교 13기 

대한민국은 모두가 제각각인 학생을 대상으로 똑같은 교육을 하고 있다. 이제는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당진신문에 아름숲기자단으로, 통일부기자로 기사를 내던 다은이와 같은 학교 선배 지윤이의 대안학교 이야기는 입시교육에 매몰된 교육과는 다른 즐거운 공부에 대한 것이다. 서툴지만 궁금해지는 두 친구들의 이야기로 편견 없이 대안적 교육을 경험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대안학교 학부모 김영경  ※이 기획 기사는 2020년 12월까지 매월 둘째주와 넷째주에 연재됩니다.


간디학교 13기 이다은
간디학교 13기 이다은

[당진신문=이다은]

어떤 선택이든 틀리지 않아

‘낯설지만 궁금한 대안학교 이야기’는 스무살이 되면 누구나 대학에 가야 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성공한 삶이 되어 버리는 현실에 대한 물음표에서 시작된 기사다. 이런 생각이 다른 선택을 하게 한 것이겠지만, 지난 1년간의 삶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

대안학교에 있다 보니 생활의 달인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털어 정리하고, 방을 청소하고, 꼼꼼하게 쓰레기를 분류하고, 빨래를 나눠 세탁할 줄 알고, 간식 정도는 누구나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여러 사람이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같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익혔다. 

농사도 배웠다. 우리가 먹는 먹거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오게 되는지를 경험하며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먹는다.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나를 통찰하는 과정도 있었다. 이 과정은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퀴어 축제를 통해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울릉도 도보여행, 축제와 기말 발표, 선후배가 친해지기 위해 공동체 놀이를 기획하는 등 우리는 모든 과정을 스스로 만들며, 최선을 다하는 것과 책임지는 법을 배웠다. 

교무실을 드나들며 선생님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음식도 나누며 선배처럼, 친구처럼 지내니 낯을 가리던 나도 사람이 편해졌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 갔다.

내 주변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기숙학교다 보니 내 주변에는 늘 친구들과 선생님이 있었다. 같이 웃고 함께 울고, 다투고 화해하며 지낸다. 머리가 아프면 수지침을 놓아주시는 선생님이 계시고, 체하면 죽을 끓여 주시는 주방 선생님이 계시다. 북한도 두려워 한다는 중딩이 모여 24시간을 보내는 이곳은 의외로 안전하다. 아파도 싸워도 혼자가 아니다. 

불안하지 않냐고? 

다른 선택을 통해 나는 성장했고, 행복했다, 맘껏 웃었고,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다른 친구들처럼 미래를 위해 시간을 쓰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틀린 선택은 없다. 나에게 맞는 선택이 있을 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무슨 노래를 들을까, 무엇을 먹을까? 같은 가벼운 선택도 있고, 내가 미래에 무엇을 할까, 어느 학교를 가지? 등 조금은 무겁고 책임이 필요한 선택이 있다. 나도 물론 선택을 한다. 때로는 일반적으로 남들이 하는 선택을 할 때도 있고, 특별하고 아슬아슬한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모든 선택이 만족스러운 결과가 될 순 없다. 그러나 나는 나의 선택이 옳은 선택이 될 수 있게, 나를 성장시킬 수 있게 할 것이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모두가 다른 우리가 자기답게 사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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