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성찰 시간 가져, 거듭 사죄드린다”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지난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불과 몇 일 지나지 않아, 폭언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대해 22일 밤 어기구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순간 평정심을 잃고 부적절한 언사를 했다"며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며 거듭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총선 5일 후인 20일, 자신을 유권자라고 밝힌 A씨가 인터넷 카페에 어 의원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A씨는 “재난지원금 정부와 발맞춰 70프로 가십시오. 한번 주고 끝이 아닙니다. 이후도 생각해주세요. 정부 도와주라고 국민이 뽑은 겁니다”라고 전했다.

어 의원은 이에 대해 “당신이 대통령 하시죠”라고 답변하자, A씨가 “국회의원 당선된 어기구 의원님이 일을 하라는 말입니다”라고 다시 답변했다.

이에 또 다른 B씨가 A씨를 거들면서 “일이나 똑바로해, 어디서 유권자에게 반말에 협박질이야. 당선됐다고 막 나가네”라고 비판했다. 어 의원이 이에 대해 “x자식이네. 유권자가 유권자다워야지”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문자메시지 내용의 캡쳐 사진.
논란이 된 문자메시지 내용의 캡쳐 사진.
논란이 된 문자메시지 내용의 캡쳐 사진.
논란이 된 문자메시지 내용의 캡쳐 사진.

이러한 문자메시지 내용의 캡쳐 사진 등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어 의원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유권자에게 욕하는 용기는 어디서 났나”,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전후 사정 빠른 해명 바란다”, “국민보고 x자식이라고 했다면서?”, “사퇴하라”, “선거 앞두고 숙이더니 이젠 볼일 다 봤다는 거냐”, “당선증 잉크도 마르기 전에 사고 쳤다” 등 어기구 의원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지역의 시민들도 어 의원이 당선된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좋지 않은 일로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자,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진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말 그런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어 의원이 직접 보낸 것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문제가 있다"며 "빠른 해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논란 커졌으나, 공식 입장 표명 늦어져

21일 어기구 의원의 이름이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대체로 어기구 의원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파만파 커졌다.

같은 시각 당진 어기구 의원 사무실에는 이번 파문으로 관련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더불어민주당 지역 내 인사들 일부가 다녀가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21일 기자는 어기구 국회의원의 당진 사무실을 방문해 해당 문자 내용을 어 의원이 직접 입력한 것인지 진위여부에 대해 물었다.

어 의원 사무실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확인된 바가 없어 송구스럽다”며 “파악되는 대로 알려드릴 것이며 입장 표명이 곧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사실 확인을 위해 어기구 의원과 보좌관 등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었다.

곧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공식 입장 발표가 늦어지면서, 어 의원의 문자메시지로 알려진 내용에 대한 진위여부와 궁금증이 증폭됐었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어 의원 사무실에도 관련 전화 등이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어 의원 사무실에도 관련 전화 등이 이어졌다.

한편 미래통합당 당진당협위원회(조직위원장 김동완)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어기구 의원의 ‘당신이 대통령 하시죠’, ‘x자식’이라고 한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정치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당진시민을 매우 부끄럽게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어기구 의원이 즉각 공개 사과하고 앞으로 경청의 정치, 겸손의 정치를 해주길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어 의원, "평정심 잃고 부적절 언사 사용...깊이 사죄“

침묵하던 어기구 의원이 22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에 대한 사죄를 표했다.

어 의원은 “우리당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특히, 저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계신 당진시민들께 큰 염려를 끼쳐 드렸고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지난 4년간 당진시민들과 국민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그 뜻을 받들어 그 누구보다 성실히 의정활동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의 4년도 한치의 소홀함 없이 당진시민들과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지난 4년간 자그마한 현안이라도 생기면 일방적인 주장과 지시, 심지어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모욕조차 서슴치 않는 내용의 문자폭탄은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할 지경이었고 지난 20일도 많은 문자폭탄이 날아들었다”고 밝혔다.

어 의원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 저도 인간인지라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고 순간 평정심을 잃고 부적절한 언사를 사용하는 큰 실수를 범했다”며 “제 문제가 논란이 된 후, 꼬박 이틀간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며 이유야 어찌되었든 저의 부적절한 언사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깊이 거듭 사죄의 말씀 올린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논란의 문자메시지 내용이 어 의원이 보낸 것인지 주변 측근이 보낸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도 있었으나, 어 의원의 이번 해명과 사죄 표명으로, 본인이 직접 문자메시지를 작성한 것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선된지 몇일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폭언 논란으로 전국적인 구설수에 오르면서 어 의원은 적지 않은 심적 고통과 함께 정치적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기구 의원이 22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어기구 의원이 22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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