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섭 이장(합덕읍 구양도리)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마을회관을 경로당으로 사용하면서 좁고 협소한 공간으로 마을 행사는 꿈도 못 꾼다는 현자섭 이장
마을회관을 경로당으로 사용하면서 좁고 협소한 공간으로 마을 행사는 꿈도 못 꾼다는 현자섭 이장

​​​​​​​조립식 건물로 지어진 마을회관...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이중고
개보수 비용 지원받았지만, 예산 턱없이 부족해 사업비 반납하기도
“열악한 환경 버텨 온 주민 위해 마을회관만이라도 증축됐으면”

합덕읍 구양도리는 당진과 예산군 신암면의 시군 경계지역에 있는 마을이다. 33가구 총 72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구양도는 여느 시골 동네와 마찬가지로 마을주민의 고령화로 주민들은 어느새 어르신이 되었고 마을회관은 경로당이 됐다.

1층 이었던 마을회관이 경로당이 되면서 2층에는 조립식 건물이 올라가 마을회관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지만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또 춥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들다보니 2층 마을회관은 유령의 집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구양도리 마을회관은 지난 2002년 새롭게 지어졌다. 현재 마을회관은 건물면적 94.17m2(28평)로 좁지 않은 편이지만 구조가 옛집식이다보니 부엌과 방, 거실공간이 협소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민들은 대동제나 마을행사 때면 공간이 좁아 테이블을 놓기도 힘들다. 사람 서너 명이면 북적이는 부엌을 대신해 건물 바깥공간은 임시부엌이 된지 오래다.

지난해에 읍사무소로 회관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한 개보수비용을 신청했지만 건물증축에는 턱없이 부족한 지원으로 마을주민들은 사업비를 도로 반납하기도 했다.

합덕읍 현자섭 이장은 “30년 정도 낙후된 회관이어야 재건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희 회관은 17년 전에 지어서 해당사항도 없을뿐더러 개보수 사업비가 있다 해도 좁은 마을회관을 증축하는 데에는 설계비며 더 많은 비용이 들더군요. 그래서 받은 리모델링비를 시에 반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이장은 “살고 있던 주민들도 하나둘씩 떠나고 젊은 사람의 발길이 끊긴 마을에 마을회관을 새로 짓는 것이 어려운 줄은 압니다. 마을 주민 어르신들도 여기서 무엇을 더 바라냐고 하시기도 합니다”며 “열악한 환경을 버텨온 마을 주민들을 위해 마을회관만이라도 더 쾌적하게 증축이 되어서 주민들이 모여 오순도순 같이 밥 해먹고 마을 공동체를 유지해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호소했다.

마을을 따라 자리 잡은 철탑은 땅의 값어치를 잃게 했고, 발전 없는 이곳은 가구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누가 아직도 사냐”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마을을 지켜온 구양도 주민들. 이들은 다른 마을처럼 견학 또는 민박 등으로 경제사업은 물론 관광사업은 꿈도 못 꾸지만 주민들은 태어나 자란 이곳에서 삶을 이어가고 싶다.

[당진시청 소통협력새마을자치팀 최민화 팀장]

“마을회관 신·증축 및 개보수는 매년 각 읍면 새마을담당자를 통해 281개리를 수요조사해서 검토를 진행합니다. 신·증축은 마을인구가 늘거나 또는 생활의 불편, 보수에도 효용성이 없는 경우 가능한데 신축을 하게 될 경우 마을부지의 확보는 필요한 사항입니다. 현재 해당 마을회관은 경로당과 1,2층으로 복합건물로 지정되어 있어 마을회관 신축은 어렵지만 마을주민들의 불편함이 있다면 우선 건의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마을회관의 신축기준이 꼭 30년이 아니더라도 마을회관의 이용에 불편이 있고 부지를 확보하는 등의 준비가 되어있다면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예산범위 내에서 검토해보겠습니다. 하지만 마을회관 신축에 있어서 보조 사업비만으로는 어렵다는 점과 어느 정도의 마을 자부담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점은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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