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관 이장(송악읍 오곡리)

도로 포장 다 해놓고 상수도 선 설치...“왜 일 두 번하는지 이해 안돼”
상수도 선 설치로 마을길 울퉁불퉁해져...주민들 불편 호소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상수도선이 설치되고 길이 울퉁불퉁해 주민들이 다닐때마다 바퀴가 덜컹거려 불편하다고 설명하는 김종관 이장.
상수도선이 설치되고 길이 울퉁불퉁해 주민들이 다닐때마다 바퀴가 덜컹거려 불편하다고 설명하는 김종관 이장.

“오곡리는 작년부터 상수도가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황해특구로 지정되어 있다가 해제되면서 도에서 30억의 보상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보상비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주민들이 의논했고 도로포장과 상수도 등의 사업에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3년 전쯤 배수로와 용수로가 생기고 마을안길 포장이 먼저 시작됐고 이후에 상수도 선이 들어왔습니다. 주민들은 왜 미리 상수도 선을 놓은 후에 길을 포장하지 않고 일을 두 번 하는지 의문이라며 3년도 내다보지 못하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합니다”

송악읍 오곡리는 2008년 5월에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2014년 8월에 해제되면서 2015년도 6월에 송악지구 마을정주여건개선사업으로 오곡리 마을안길은 아스콘을 덧씌우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후 포장된 지 3년도 안된 도로를 다시 뒤엎고 2017년부터 상수도 선이 설치되고 있다. 주민들은 한 번에 할 수 있었던 일을 왜 두 번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상수도 선 설치 후 마을길이 울퉁불퉁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김종관 이장은 “상수도 선 설치 후 평평하던 마을안길이 상수도 선을 따라 울퉁불퉁해졌다. 주민들은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불편을 호소한다”며 “눈이라도 오는 겨울에는 시내와 달리 동네의 마을길을 동네주민이 직접 제설해야한다. 눈이 안 오면 상관없겠지만 눈이 오면 이장이 나서서 트랙터를 이용해 눈을 치우는데 이게 길이 평평하게 바르지 않으니까 제대로 되지도 않고 여간 불편하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상수도가 설치되면서 오곡리는 또 다른 건의사항도 생겼다. 현재 오곡리 주민들은 간이상수도로써 마을회관 옆 관정을 사용하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 중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상수도가 들어오면 관정이 폐지되는 것 아닌가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

마을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관정은 1톤에 150원, 200원 꼴로 1년에 2,3만원이면 사용할 수 있지만 상수도가 보급되면 수도세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김종관 이장은 “상수도가 마을에 보급된 후에도 시에서 관정을 폐지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지 알고싶다. 우리 마을의 관정은 수질검사에서도 안전하다고 나왔고 주변에 축사도 없어서 청정하다”며 “1원 한 장 쓰는 것도 무서워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서 상수도 보급 후에도 상수도와 마을 관정을 함께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당진시청 수도과 상수도팀 차태경 팀장]
“오곡리의 마을안길의 상수도 선 설치로 인한 도로의 문제는 현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하고 원래대로 복구를 하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미리 상수도 선을 설치하고 포장을 하면 좋았겠지만 포장계획이 있는 큰 도로 같은 경우에는 순차적으로 상수도 선 설치 후 도로포장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안길의 경우에는 정주여건개선사업으로 이미 아스콘 덧씌우기 사업이 진행되어 있었기 때문에 차후에 상수도 선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각 가구마다 상수도 급수가 설치되면 마을 관정은 농업용수로 사용하거나 폐지가 원칙입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관정 유지의견에 대해서는 상의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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