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양 이장(합덕읍 하흑리)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마을의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좁은 다리 폭으로 농번기 필요한 큰 트럭의 통행은 안 된다고 설명하는 문희양 이장.
좁은 다리 폭으로 농번기 필요한 큰 트럭의 통행은 안 된다고 설명하는 문희양 이장.

“10년 전 쯤 처음 다리가 놓인다고 했을 때는 마을주민 모두가 기뻐했습니다. 본래 농로에서 큰길로 가려면 오른쪽으로 270m이상 더 직진한 후 좌회전으로 꺾은 다음에 우회전으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그랬던 상황에서 농로에서 큰길로 이어지는 다리가 생겼으니 ‘이제는 빙빙 돌지 않고 큰길로 바로 나갈 수 있겠구나’하고 기뻐한거죠. 하지만 막상 놓아진 다리는 10년 동안 무용지물인 다리가 되었습니다”


합덕읍 하흑리는 넓은 평야가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마을회관 중심으로 주거지가 모여 있고 논 옆으로 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총 70여 가구의 주민은 벼농사를 짓고 추수가 끝나면 쌀을 수매한다. 쌀을 수매할 때는 집집마다 1000kg포대를 여러 번 옮기기 위해 2.5톤 또는 5톤 이상의 트럭이 필요하다. 하지만 큰길로 통하는 다리의 폭이 4m로 좁다보니 우회전이 불가능하다.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다리지만 다리의 폭이 좁아 가장 필요할 때는 이용할 수 없는 다리다. 


“농로 폭이 3m, 다리 폭은 4m로 큰 트럭들이 곧게 직진하는 건 가능합니다. 하지만 큰길로 나가려면 다리 끝에서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이게 돌려지지가 않으니까 큰길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큰길을 앞에 두고 차를 한참 돌려서 우회해서 가야합니다. 사실 다리공사를 할 때도 폭이 너무 좁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했지만 이미 설계가 끝났으며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에 설계가 쉽게 나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민들이 편하게 통행하라고 만들어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전세버스나 장례차도 다닐 수 없는 다리입니다. 이러면 다리가 없던 처음과 달라진 게 뭐가 있겠습니까”

[당진시청 건설과 기반조성팀 박성환 주무관 답변]
“건설과 기반조성팀은 상시로 건의사항을 받습니다. 일단 건의사항이 들어오면 리스트 업을 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긴급한 순서대로 예산을 배정합니다. 해당하는 교량은 확인결과 농어촌 공사의 구거로 기반조성팀의 시행업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민원해결은 시의 업무이기 때문에 농어촌공사에서 해당교량의 공사예산이 부족하다고하면 예산을 재배정해서 시행하도록 합니다. 우선은 합덕읍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하흑리 이장님의 정식건의사항을 확인하고 확인된바가 없으면 정식건의를 요청하고 절차에 따라 민원해결을 진행하겠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수자원관리부 강정일 과장 답변]
“교량의 위치를 확인결과 농어촌공사에서 관리 및 공사를 맡아서 해야 될 사항이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현재 드릴 수 있는 답변은 교량 폭의 확장공사가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임을 고려해서 바로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요청하시는 사항을 접수하고 조치하는 방향으로 가서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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