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들, 상경 집회 통해 정부 책임 주장

[당진신문=김희봉 객원기자] 마늘 양파 감자 보리 등을 생산하는 전국의 3,000여 농민들이 ‘농산물값 폭락대책 촉구 및 문재인 정부 농정규탄 전국 생산자대회’를 열고 청와대의 대책을 촉구하며 정부가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지난 19일 광화문 광장과 청와대까지 이어진 생산자협회, 전농, 전여농 그리고 한농연 전남연합회 회원들의 집회에는 농민들의 분노 그 자체였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농산물값 폭락의 주범은 정부의 논 타작물 재배와 농정 부재”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정부 대책의 문제점은 농산물가격 대책을 위한 예산의 삭감, 농산물 가격 폭락에 대한 늦장 대처 그리고 생산량 통계부실 등을 드러낸 농정관료들의 무사안일과 수입농산물 관리 실패에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이 정부 출범할 때 기대가 컸지만 문재인 정부는 농업정책도 장관도 있는지 의심스럽다. 농업적폐청산을 위해 모든 농민들이 단결해서 끝까지 투쟁하자”고 말했다.
 
박행덕 전농의장도 “논에 감자 양파 마늘 등 타 작물 재배를 강요해서 생산이 과잉돼 폭락한 것이 문재인 정부의 농정 실패”라고 지적하고 “그런데도 내년 총선에 나가는 이개호 장관 후임으로 타 작물 재배와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기획해 농민의 공공의 적인 김현수 전 차관이 거명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농민들은 서울까지 가지고 올라온 양파와 마늘을 어깨에 메고 청와대 앞까지 행진한 후 양파와 마늘을 청와대 방향으로 던지며 문재인 정부의 농정에 분노를 드러냈고 현장에서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고송자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전남도지부장은 “정부는 양파값이 조금만 올라가도 몇 십퍼센트 올랐다며 수입을 해서 똥값을 만들었다. 한 때는 쌀 심던 논에 보리농사 감자 농사지으라 해서 따랐더니 보리농사가 망했다. 이제는 또 다시 보리 심었던 논에 양파와 마늘을 심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이제 농민 말을 듣지 않는 지역의 시장, 군수, 농협 조합장들을 다음번에 반드시 떨어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진에서도 당진시 농민회와 여성농민회원 30여 명이 버스 1대로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버스 안에서 투쟁 결의를 다졌고 다른 때와 달리 끝까지 집회 자리를 지켰다. 감자를 주로 재배하는 한기준 농민회 신평지회장은 “문재인정권이 촛불로 만든 진보정권인데 농민을 천시하고 홀대하는 것은 다 똑같다. 만일 현 정권이 계속해서 농민을 홀대한다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부터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유신 전농민회장은 “오늘 만큼은 양파 마늘 감자 등 품목별연구회원들이 참석해야 했다. 늘 소농들이 참석했지 대농들은 참석하지 않더라”고 비난하고 “정부보조금 많이 받는 농민들이 공무원들한테 찍힐 것 같아 오지 않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김영빈 당진시농민회장은 “쌀농사가 무너지면 양파, 감자, 마늘 그 어떤 작목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농민회가 앞장서서 정부의 타 작물재배 정책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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