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용 당진참여연대 운영위원

김진용 당진참여연대 회원
김진용 당진참여연대 회원

[당진신문=김진용 당진참여연대 운영위원]

올해도 유럽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온난화는 이미 세계적 문제가 되었다.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고민되고 있다. 논의되거나 시행되고 있는 여러 방법 중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RE100 (RenewableEnergy 100%)이라는 글로벌 캠페인은 새롭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강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주목된다.

RE100은 재생에너지를 100%로 사용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탄소배출이 많은 석탄화력, 혹은 방사능 폐기물 문제를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뜻하지 않은 재앙으로 변할 수 있는 위험한 원자력 발전이 아닌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으로 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기업인 독일의 자동차 그룹들, 테슬라와 구글 등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강제 조항까지는 아니지만, RE100의 잠재적 파괴력은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그래서 RE100이 향후 국제무역장벽으로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U는 지속적으로 환경강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은 주로 EU역내에서 환경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들의 기업이 EU의 목표치를 달성하게 된 이후에는, 다른 국가 기업에도 환경보호 실천을 강요하며 결국 무역장벽으로 바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다.

당진의 기업 중 가장 큰 우려가 드는 것은 현대제철이다. 최근 현대제철이 2018년 대기오염물질 배출 1위에 오른 사실이 공개됐다. 또한 감사원으로부터 시안화가스(청산가스)배출로 시정명령을 받았으며, 소결로의 비상밸브인 브리더를 임의개방해 10일 간의 조업정지명령까지 받았다. 여기에 더해 현장 최일선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 노동자가 백혈병에 걸려 산재 적용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철강 제품은 현대자동차로 가서 자동차가 되어서 팔리고 있다. 건설자재가 되어서 EU로 팔릴 수도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EU와 미국 기업이 자신들의 환경 기준에 맞추고, 다른 나라 기업에도 자신들의 환경 기준을 맞춘 기업의 제품만을 수입하겠다고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현대자동차가 원자재 수급을 EU의 환경조건을 맞출 수 있는 다른 회사에서 조달할 수도 있다. 현대제철이 EU의 환경조건을 맞출 수 없는 당진공장을 폐쇄하고 외국으로 이전해 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당진시민들이 대기오염을 참아가면서 응원한 현대제철의 제품을 더 이상 팔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당진시민들의 희생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소설이 아니다. 앞으로 십년 빠르면 오년 후에라도 벌어질 수 있는 현실이다.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 되고 있는 지금이 변화의 적기다. 가장 먼저 현대제철 스스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근본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현대제철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것이다.

당진시민들 역시 현대제철에게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이 자발적으로 환경 문제 해결에 나서리라는 기대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시민뿐만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 역시 자사의 환경 문제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현장의 환경 문제에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우리 노동자들이다. 더욱이 이들의 단결된 목소리가 현대제철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을 것은 분명하다.

많은 당진시민들이 세계 제일의 기업 중 하나인 현대제철이 당진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계속해 주길 바란다. 현대제철은 스스로 환경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현대제철의 분발과 변화를 촉구하며, 지역의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현대제철의 변화를 강제하는 길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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