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작물 재배로 피해 보는 농민들
“밥쌀 수입물량 방치한채 국내 생산량만 제한” 분통도

[당진신문=김희봉 객원기자] 당초 올해 종료하기로 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쌀 생산량 감축을 위한 논 타 작물 재배지원’ 정책으로 쌀값은 회복됐지만, 전환 대상 작물로 생산량이 늘어난 마늘, 양파, 감자의 가격 폭락으로 농가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농민들은 수입쌀로 인한 쌀 재고문제를 논 타작물 재배로 해결하려는 밑돌 빼서 윗돌 괴는 간척지 타 작물 재배라고 비난했다.

수확기의 석문간척지 모습
수확기의 석문간척지 모습

특히 행정의 강요에 의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논에 마늘과 양파를 재배한 충남 서북부지역 농민들은 “정부가 생산량증가에 의한 가격폭락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타 작물의 수급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이종섭 전국쌀생산자협회 충남본부장은 “정부가 양곡적자 책임을 고스란히 농민에게 뒤집어씌우는 탁상행정 때문에 당진과 서산지역에서 논에 마늘과 양파생산량이 늘어나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덧붙여 “정부는 간척지에서 조사료 타작물재배를 핑계로 농민들로부터 간척농지를 빼앗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주시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강인식 씨는 “실제 산지에서 거래되고 있는 난지형 마늘이 작년보다 35% 하락했고 양파도 특등 1kg이 3백 원이고, 감자도 10kg 한 박스에 최소 5천원은 되어야 하는데 3천원에 거래되는 실정”이라면서 “논 타 작물재배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타 작물재배 보조금이 기존 밭에 재배하는 농민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충남 당진시 석문간척지에서 양파 4만평을 재배하는 이 모씨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이 씨의 경우 간척지에 양파를 재배했는데 가격이 폭락한 데다 염해로 생육마저 저조해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을 포기할지 고민이 깊다.

이 같은 농민들의 주장에 대해 농식품부 식량산업과 송재원 사무관은 “논 타 작물재배 정책으로 가격이 폭락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일부 그런 점도 있겠으나 양파 같은 경우 지난해보다 오히려 재배면적이 줄었음에도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 겨울 날씨가 따뜻해 생육이 좋아 생산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농충남도연맹 최용혁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단순히 쌀 수급을 맞추려다 전체적인 수급 불안을 초래했고, 특히 밥쌀 수입물량은 방치한 채 국내생산량만 제한하는 방식으로는 수급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향후 도연맹 차원에서 대응책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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