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당진에 있는 합창단을 알고 있나요? 여러 사람이 모여 하나의 화음을 이루는 모뽀리, ‘모뽀리’는 우리말로 ‘합창’이라는 뜻이에요.  당진에서 노래하는 합창단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러 가볼까요?

당진학교어머니합창단 전체 사진
당진학교어머니합창단 전체 사진

매주 수요일 당진고등학교 시청각실에는 학생들 마냥 등교하는 어머니들이 있다.

올해 3월 봄과 함께 창단한 ‘당진학교어머니합창단’은 어머니들이 단원이다. 2월 모집과 동시에 3월부터 연습을 이어왔다는 어머니합창단은 오늘로 10번째 합창연습 중이다.

아직 단원수가 15명뿐인데다가 창단한지 얼마 되지 않은 ‘씨앗’같은 합창단으로 당진학교어머니합창단의 올해 목표는 발표회로 꽃을 피우는 것이다.

어머니합창단은 당진고등학교 음악교사인 신현순 단장(62)이 2월 정년퇴임을 하면서 만든 합창단이다. 성악을 전공한 신 단장은 학교를 방문하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같이 합창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합창단을 만들었다.

“학교가 크다보니까 노래에 취미가 있는 어머니들이 많을 거 같아서 합창단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열한분이 오셨는데 개인적으로 일을 다니시는 분도 계시고 여러 사정에 따라 처음 모집인원의 반 이상이 줄었죠. 그래서 꼭 당진고등학교 학부모가 아니더라도 ‘어머니’라는 자격조건으로 다시 한 번 더 모집을 했어요”

모집자격을 ‘당진고 어머니’에서 ‘어머니’로 바꾸면서 당진학교어머니합창단은 40대 후반의 재학생 어머니부터 70대의 동네 어머니들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당진고 4회 졸업생이라고 소개하는 김남순 단원(73, 읍내동)은 실버의 나이지만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합창단에 들어왔다.

“엄마면 다 된다고 해서 여기 합창단에 들어왔어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거 좋아해서 3월부터 함께한 초창기 단원입니다. 연습하고 집에 가면 설거지하면서도 노래하고 그래요. 또 이 나이에도 선생님한테 배워서 그러는지 학교를 다시 다니는 기분이에요”

신현순 단장과 연습하는 단원들.
신현순 단장과 연습하는 단원들.

기본부터 다진다는 계획으로 스타카토, 발성연습, 호흡법등 하나하나 단계별로 실력을 쌓아가는 중인 당진학교어머니합창단은 처음 당진고 학부모로 구성한다는 이유로 합창단 이름에 붙인 ‘학교’가 학교에서 연습한다는 이유로 ‘학교’가 되어버렸다며 신 단장과 단원들은 웃었다.

합창은 20명 이상이 되어야 파트를 나눌 수가 있어 현재 단원수로는 합창보다는 중창에 도전할 생각으로 열심히 연습한다는 신 단장과 단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연습에 열중이다.

“어머니들의 취미활동으로 시작했지만 실력을 쌓아서 발표회도 가지고요. 지역봉사로 공연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연습해서 일단은 중창단을 목표로 하고, 앞으로 단원이 더 많아지면 합창단에 걸맞은 합창을 할 계획이에요”

부지런히 발성을 가다듬어 2중창을 목표로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는 당진학교어머니합창단은 앞으로 노래하는 단원들이 더 많아져 미래의 합창을 기대하며 소리를 다듬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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