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넘긴 시간, 아파트 주변을 오랜시간 배회하던 수상한 인물은 주차된 입주민차량에 자연스럽게 승차했다. 수상함을 느낀 그가 차량에 다가가 하차를 요청하자 수상한 인물은 머뭇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인적사항을 묻자 머뭇거리던 낯선 이가 돌연 차량 바깥쪽을 빙글 돌아 달아났다. 얼마 못가 넘어지고만 피의자는 뒤따르던 그가 몸을 던져 제압했고 곧바로 피의자는 경찰서로 인계됐다.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지난 15일 당진경찰서는 김민호 씨(29세)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표창 내용은 절도 피의자 검거 유공, 올해 4년차에 접어든 캡스현장출동요원이다.

김민호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화면을 보다보면 뭔가, 께름칙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무섭다든가 그런 거는 생각도 못했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차량주인지, 방문인지, 동 호수 등 인적사항을 물어보니까 빙빙 둘러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재차 답변을 요구해도 얼버무리기만 해서 이러시면 신고접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량 뒤쪽으로 돌아서 도망치는 거예요. 엉겁결에 뒤따랐는데 피의자가, 차량 뒤편에 화단이 있거든요? 거길 뛰어넘다가, 넘어졌어요. 그래도 계속 도주하려고 해서 몸을 던져 같이 넘어졌죠”라고 기억했다.

실제로 당시 범죄현장의 CCTV에는 갑자기 도망가는 범인을 곧바로 쫓아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피의자를 제압하기 까지 시간은 고작 10초 가량. 친구의 권유로 일을 시작했다는 그는 표창장을 수여받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냥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표창장까지 주시니까 좀 많이 얼떨떨하고 그랬어요”

아파트 내 카메라는 총 83대, 봄여름가을겨울 할 것 없이 그는 사계절을 이곳 아파트에서 보낸다. 격일근무로 24시간씩 근무하는 그의 주간업무는 택배보관 및 연락과 민원해결이고, 야간업무는 주로 순찰로 이루어지는데 지하주차장부터 아파트 내 비상계단까지 구석구석 살피는 것이다.

표창의 기쁨도 있지만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 해나가려는 김민호씨를 그의 어머니는 위험한 상황이 혹여나 발생할까 염려하기도 한단다.

표창장 수여식에 함께 참석한 직장동료의 축하에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연이어 쑥스러운 듯 웃어 말하는 김민호 씨. 스스로의 자리에서 맡은 바를 성실히 해온 숨은 우리 동네 참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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