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2019 대한민국 독서대전 유치를 기원하며

[당진신문=이선우 작가] 해가 바뀔 때마다 세우는 계획 중에는 ‘한 달에 몇 권 책 읽기’, ‘새 책 덜 사고 있는 책이나 읽기’ 같은 것들이 꼭 들어간다. 다 읽지도 못할 거면서 끝없는 책 욕심에 사로잡혀 깔려 죽기 직전까지 고르고 또 고르는 내 자신이 한심할 때도 많다. 결혼 전에는 번 돈의 삼 할은 책을 구매하는데 썼다. 그래도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지갑사정을 살펴야 하는 유부녀가 된 뒤로는 도서관을 자주 들르며 차오르는 갈증을 해소하는 중이다. 물론 책상 한 쪽에는 빌려온 책들이 항상 나를 노려보고 있다.

당진에는 공공도서관부터 틈틈이 도서관까지 모두 48개소의 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신간을 빌려보고 싶은데 없을 경우엔 희망도서를 신청하고 얌전히 기다리려고 노력한다.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을 가져다주는 상호대차 시스템도 편리하다. 다만 마음이 급할 땐 기다리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새 방앗간 못 지나치듯 자꾸만 들르게 되는 건  거기에 ‘책’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매개로 한 반가운 이벤트가 당진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19 대한민국 독서대전> 유치가 관건이다.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동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민 참여형 독서문화축제다. 2014년 군포를 시작으로 2015년 인천, 2016년 강릉, 2017년 전주, 2018년에는 김해에서 개최되었다. 6회째를 맞는 이번 2019년의 개최지 선정 공모에는 당진을 포함해 모두 6개 지자체에서 신청을 했고 서류 심사 후 현장 실사 중이다.  

지난 24일, 독서대전 유치를 위한 현장 실사단이 당진을 방문했다. 행사가 유치될 경우 프로그램이 진행될 장소들을 직접 돌아보는 일정이다. 시장 이하 여러 관계 공무원들과 심사단이 한데 모여 시립도서관장의 간단한 브리핑을 참관하고 현장으로 움직였다. 먼저 당진시청과 시민광장 일원을 돌아보며 어떤 행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우천시 어떤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설명이 이어졌다. 종합복지타운과 문예의 전당에서는 시민들과 어떻게 호흡하고 있는지, 그 장소가 갖는 특수성에 대한 것을 중점적으로 어필했다. 특히 문예의 전당을 둘러보던 중에는 정기 연습을 하고 있던 주부 치어리딩 응원단 알리스의 깜짝 응원 공연도 있었다. 로데오거리로 이동해서는 버스에서 내려 청년센터 나래까지 걸으며 주변을 살폈다. 마지막으로 시립도서관으로 이동해 시설을 둘러보는 것으로 현장실사가 마무리 됐다.

당진시는 지난해 7월 인문도시 지원 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후 '지역사회 독서문화 활성화 포럼'을 열어 독서대전 유치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가 하면 연세대, EBS 등의 기관과 도서관 발전 협력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독서대전 유치를 기원하는 EBS 라디오 <북카페> 프로그램의 공개방송도 얼마 전에 있었다. 당진시가 이토록 독서대전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숨가쁘게 달려온 산업도시, 회색도시라는 이미지를 내려놓고 내적 성장을 이끌어내는 책 읽는 도시, 인문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속가능한 책의 도시, 이제 책 읽는 시민이 당진의 미래다.   

소셜미디어 서포터즈 자격으로 현장실사단과 동행했던 두 시간. 준비를 한 사람들도, 실사를 나온 사람들도 모두가 긴장된 가운데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상상이 현실로 이어지는 좋은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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