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범 / 송악초등학교장


●문제상황

구룡리 양계장 신축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로 인근 성당초등학교를 중심으로한 학부모, 동창회 등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학교에서 불과 300m 거리에 1900여평의 대규모 양계시설이 들어섰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악취와 파리, 모기 등 해충의 피해로 인하여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렵게 되면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게 되었고 또한 당진 군민의 식수원인 용연취수장 근처에 위치하여 앞으로 심각한 수질오염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군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추호의 하자 없이 건축된 양계장이라며 양계업자의 주장에 편승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학교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생존의 문제이기에 그 심각성이 더한 것 같다.

● 이와 유사한 사례
(대호지면 두산리 퇴비 공장 입주)

이와 유사한 문제로 지역주민들이 고통스런 삶을 호소하는 곳이 있다.
당진군 대호지에 소재한 마을 두산리는 예로부터 청정마을로 부안김씨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온 동네이다.


몇 년전에 퇴비공장이 이 마을 어귀에 세워지면서 주민들이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적되어 있는 퇴비재료에서 나오는 악취는 물론이고 오물로 인한 지하수 오염으로 식수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피해는 두산리 뿐만 아니라 승산리 멀리는 천의리까지 미치고 있다.


이지역 주민들은 구역질나는 악취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해결책이 없어 자포자기 상태이다.
공장측에 항의하고 군청을 찾아가 법적인 하자를 따져보았지만 바위에 계란 치는 격이었다. 혈연의 두터운 정으로 맺어진 이웃끼리 행복하게 살아오던 집성촌 두산리 동네는 퇴비공장이 들어오면서 환경 오염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인심까지 흉흉해져가고 있다.


공장이 마을 안에 입주하는 데에 당시 동네 일을 맡아봤던 분들이 동의하고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말이 나돌면서 주민들 간에 신뢰감이 무너지고 책임을 전가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당진군청 측은 법적인 절차에 의해서 입주하는 데 하자가 없어서 허가해줬다고 하면서 오히려 주민들의 항의를 불법으로 몰아갔다.


상식을 초월하는 법, 상식이 무시되는 법 앞에 무력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곳 주민들은 한 업체의 영리 때문에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갈 권리를 상실한 것이다.

● 상식은 세상 살아가는 원칙이고 진리이다.

지금 구룡리 양계장 신축 문제에서도 군청 담당자는 법적인 하자가 없어서 허가를 해줬고 오히려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부당한 것으로 자제해 달라는 것이다.
학교는 신성한 성역이다.


성역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져야 한다.
학교 주변의 양계장으로 인해서 앞으로 학교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면 과연 법치국가에서 있을 법한 얘기인가 악취와 해충 때문에 한 여름에도 교실문이 닫혀진 상태에서 교육활동이 이루어져야하고 야외학습을 엄두도 못낸다면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의 현장 즉 성역이 유린 당하는 것이다.


국회의원 박근혜는 참여정부 시절 당시 대통령을 향해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관련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함에 상식을 벗어난 사고방식으로 접근한다면 그에 대한 후환이 따를 것이다.


상식은 세상 살아가는 원칙이고 진리이다. 법문서를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식으로 꿰맞추면서 주민들을 농락한다면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우리는 교육현장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성당초 교장선생님께 박수를 보낸다.


교장선생님이기에 이렇게 힘든 일을 수행할 수 있고 후배들에게 참된 교육자 상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교육현장이 더 이상 유린당해서는 안된다.

한 사람의 영리를 위한 것 때문에 교육권(교육을 받을 권리)이 훼손당하는 상황에서 상급기관인 군 교육청에서는 먼 발치에서 불구경하는 느낌이다.


구룡리 양계장 신축문제는 교육관련 현안문제를 풀어가는데 나쁜 선례를 남겨서는 안된다. 법조항을 들추면서 당위성을 주장하는 저들에게 교육의 논리로 압도할 수 있도록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그 자리에 있는 장학사님들 이제는 그 실력과 수완을 발휘할 때이다.


아무쪼록 성당초등학교 인근의 양계장 신축문제를 지켜보는 교육관련자들에게 실망스런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
현안을 당당하게 주도적으로 풀어가길 바란다. 당신들의 진면목을 통해서 교육현장이 더 이상 유린당하는 일이 없도록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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