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경제의 불황 속에 맞이하는 추석은 예전 같은 활기가 보이지 않는다. 위축된 경기가 모든 것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식당가에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시장에서도 보면 인파가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장을 보는 주부들도 꼭 필요한 것으로 꼭 필요한 만큼을 사고 있다. 예년 같은 한가위 분위기가 느껴지지를 않는다. 풍요롭고 들뜨던 분위기는 찾을 수 없다. 고향을 찾는 발걸음도 많이 줄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는 손길은 쉬지를 않는다. 예년보다 액수나 부피가 적기는 해도 그 숫자는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미덕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살림살이가 다 팍팍하고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당진의 기업체나 봉사단체, 기관들이 펼치는 사랑의 손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소외받는 이웃들이 외롭지 않도록 함께 사랑을 나누기 위해 작은 정성을 모으고 앞장서서 봉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당진군과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원된 1억1,150여만 원 상당의 위문품을 비롯하여, 29일 현재까지 당진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탁된 위문품과 성금은 17개 기관·단체·개인 명의로 5,700여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유난히 이번 추석이 쓸쓸한 곳이 있다. 노인복지 시설이다. 노인복지 시설에 위문의 발길이 뜸해져서 어려운 추석을 맞고 있는데, 신종플루의 영향이라고 한다. 경제사정이 넉넉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공동생활을 하는 시설을 찾는 발길이 더 줄었기 때문이다.


당진에는 13개소의 노인복지 시설에 380여 명의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영양상태가 고르지 못하고 질병도 있는 고령의 노인에게 신종플루는 일반인 보다 치사율이 높은 무서운 병이어서 복지기관들이 외부인과의 접촉을 제한하면서 선물전달이나 위문공연조차 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명절을 기다려 온 그들에게 외출·외박이 금지되고 면회도 5~10분 정도로 짧게 허락이 된다니, 쓸쓸한 추석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막고 금지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일반인들과 같은 추석을 보낼 수 있을지 연구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우리에게는 가까운 이웃도 있지만, 이렇게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외롭게 생활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들에게도 더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관계부서나 담당자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더 면밀히 살펴서 생활의 불편을 덜어주고 소외되지 않는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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