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이었다. 그것도 청천벽력(靑天霹靂)이었다. 이 날벼락으로 6명의 대한민국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 가정의 평화가 깨졌다. 비극이다.


이 비극, 이 참담한 사건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천재지변이 아니라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할 일 아닌가.
지난 9월6일 새벽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의 물 4,000만t을 무단 방류하여 경기도 연천군 필승교 인근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의 급류에 휩쓸린 야영객 등 6명이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북한은 방류에 앞서 어떠한 통보도 남한에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북한이 댐의 물을 무단 방류하여 경기도 연천과 파주 일대에서 물난리를 겪은 것이 2001, 2002, 2005, 2006년에 이어 다섯 번째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일로 6명이 목숨을 잃는 인명피해가 났는데도 북한은 그에 대해서는 사과커녕 한마디 언급조차 하지 않고서, 댐 수위가 높아져 방류했다는 무례하고 신빙성 없는 해명만 했을 뿐이다.


북한의 무례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사안의 위험성과 심각성이 도를 한참 넘는다. 이번의 일은 그동안 북한이 즐겨 사용해온 남한 길들이기 도발행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댐의 방류로 인한 물폭탄 테러이기 때문이다. 인명피해가 충분히 예견되는 데도 자행한 것을 보면 테러 의도가 분명하다. 낚시꾼이 많이 찾는 임진강이다. 성수기였다면 인명피해는 수백 수천에 이르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인데, 앞으로 북한이 똑같은 일을 자행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같은 일을 벌써 네 번이나 겪었다고 하면서도 무방비로 당하고만 있는 정부는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북한의 비위를 거스를까봐 그저 쉬쉬하고만 있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니 한심하기가 짝이 없다. 이처럼 대북한 대응 시스템이 허술하다면, 적어도 국민에게 사실을 사실대로 알려서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임진강에서는 밤에 야영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노력이라도 보여주었어야 한다.


이번 사태의 사후 대응과 보고에서 우리의 경계체계와 정보공유·정보보고 체계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도 못하고, 제대로 가동되지도 않고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무대책이 불러온 예견된 사고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위기관리와 재난방지의 체계와 능력이 이정도 수준이라니 어떻게 정부의 능력과 의지를 믿고 안심할 수가 있겠는가.


정부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방안부터 찾아 마련해야 한다. 북한과의 대화도 교류도 먼저 전제되어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번 사태의 해결에서 대북 자세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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