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쌀 목표가 인상 약속에 말보다 실천 요구

[당진신문=김희봉 객원기자] 충남 당진 어기구 국회의원이 정부여당의 쌀 목표가에 대한 농민들의 거센 항의와 당론 사이에서 고민이 깊다. 같은 당 김현권 의원이 대표발의자로 쌀 목표가 19만 6천원안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어기구 의원은 김현권 의원에 대해 “우리당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농민들을 위해서만 활동하는 국회의원인데 왜 그랬는지 답답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국회의원(충남 당진시)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국회의원(충남 당진시)

어기구 의원은 지난 11일 열린 ‘제17회 당진 해나루 쌀, 농·특산물 대축제’의 축사를 통해 “농민들의 수고와 물가 인상률 그리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감안해 보면 쌀 목표가는 24만원(80kg기준)이 맞다. 그래서 최소한 22만원을 국회 동의과정에서 관철시켜 보겠다”고 농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어 의원은 13일 전화통화에서도 “지난 국감장에서 여당의원이라 강하게 어필할 수 없어서 점잖게 19만 6천원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고 “대통령의 ‘물가를 반영하라’는 시정연설문을 크게 읽어 주면서, 농민들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가만히 있겠느냐”고 따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여당 소속 농해수위 박완주 간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쌀 목표가격 결정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데 법사위에 계류 중이며 쌀 목표가격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19만 6천원으로 추진한다”고 밝혀 같은 당 어 의원과 차이를 보였다.

주무부처인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도 목표가 결정과 관련해 “정부는 당초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그것에 따라 법을 개정해서 19만 4천원 수준 이상으로 내겠다는 거였다는데 농해수위에서 야당측이 못 받는다 해서 현행법상 18만 8,192원을 갖고 여당과 당정 협의 과정에서 19만 6천원으로 최종 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측인 민중당의 25만원, 민주평화당 김종회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제출한 24만 5천원과 22만 3천원 안이 각각 상정된 상태에서 잠정안이 24만 5천원인 자유한국당이 농민들의 요구에 어떻게 답하는지가 쌀 목표가격 결정의 핵심 요인이다.

당진시농민회 이종섭 부회장은 “어 의원을 비롯해 전봉준촛불투쟁으로 정권을 잡은 민주당의 농촌 지역구 의원들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정부와 여당 지도부와 싸우지 않는다면 다음 총선에는 정치생명이 무덤으로 갈 것”임을 경고하면서 “민주당이 5년간 물가인상률을 반영했다는데 제대로 하려면 30년 간의 물가인상률을 반영하는 법을 개정해 이번 기회에 모든 농가에 기본소득을 보장하고 직불금도 공익형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진시농민회 한기준 정책실장은 “정부여당이 쌀 목표가 결정에 미온적인 것은 농협들이 목표가 인상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지금 농협들이 벼 수매가를 확정할 때인데 정부의 보유미 방출을 핑계로 오히려 수매가를 낮추려 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번 22일 여의도 나락진격투쟁에서 확실하게 여의도 농정을 바로잡고 곧바로 농협의 버르장머리도 고쳐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농은 지난 13일 전국의 민주당사 앞에서 ‘쌀 목표가 약속 외면한 정부여당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서 21일 여의도진격투쟁을 시작으로 쌀값 투쟁을 전면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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