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공공기관 사용과 비교돼
원인은 구내식당의 직접운영

[당진신문=김희봉 객원기자]

지난 10일 충남도 공공기관 구내식당의 수입 농·축수산물 사용실태를 취재한 결과 당진시청이 도내 타 공공기관의 구내식당보다 원산지표시 우리농산물 사용 품목이 최고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참고)

특히 당진시청은 농·축산물의 가공품까지 100% 우리농산물인데 충남도청은 원산지표시 농산물중 쌀과 오리고기 닭고기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수입 농·축산물을 사용하는 것과 확연히 비교됐다.

이병룡 당진시 자치행정과 주무관은 “우리농축수산물 사용 등 구내식당의 모든 운영은 본청 내 팀장급으로 구성된 구내식당운영위원회에서 관장하고 있다”면서 “최근 인건비가 인상되는 등 식비의 조정 요인이 발생해 조만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진여성농민회준비위 김영순 사무국장은 “당진시가 모처럼 농민에게 잘하고 있다니 고마운 마음”이라면서 “앞으로는 중소농가에서 친환경으로 재배한 농축산물을 직접 구입하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충남도청을 비롯하여 내포시에 소재한 모든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에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수입 농·축수산물이 사용되는 것에 대해 전농을 비롯한 농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이종섭 전국쌀생산자협회 충남본부장은 “우리농산물 이용촉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놓고도 정작 솔선해야 할 공무원들이 수입농산물을 먹고 있다면 결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고 분개했다.

특히 농민들은 무엇보다 가격 차이를 핑계로 수입 농·축수산물 사용을 주장하는 공무원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공무원들은 매월 13만원에서 15만원의 급식비(급량비)를 받고 있어 현재 지급하는 한끼 식사비 3~4천원보다 더 지출해도 비싸다고 할 수 없다는 것.

당진시여성농민회 한윤숙 준비위원장은 “누구보다 지역농축수산물을 애용해야 할 공무원이 한 달에 몇 만원 점심값 아끼자고 수입 농·축수산물을 사용한다면 농민들도 일정량의 저렴한 공무원을 수입해서 국가비용을 절약하자고 주장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수입 농·축산물의 사용 원인이 저렴한 가격도 문제지만 구내식당 운영체계가 직영이냐 위탁이냐가 더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위탁보다는 직영 형태의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이 나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위탁을 하더라도 사회적 기업 등 공공성이 담보된 기업에게 위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충남에서 급식 관련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박찬무 대표는 “공공급식은 공공성에 기반한 사회적 기업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면서 “기업이 이윤을 적게 보고 공공의 이익인 우리농산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진시와 대비되는 충남도의 구내식당 우리 농산물 외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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