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배 기자, 당진강연에서 ‘연대와 협동’ 강조
‘합리적·이기적 인간’ 가정한 주류경제학 이론은 허구
인간은 7천년간 ‘연대와 협동’으로 생존

"자본주의가 시작 된 이후 유럽 사상가들의 멘탈은 붕괴됐다. 인류 역사 7천년 동안 존재했던 '서로 돕고 산다'는 원칙이 깨졌기 때문이다. (사상가들이) 더 놀랐던 것은 인류가 (협동의 DNA를 외면하고) '서로를 짓밟고 경쟁을 해서 이긴 사람만 사는 세상'에 적응했다는 점이다"

당진시비정규직지원센터(센터장 손창원)에서 지난 14일 개최한 노동인권 대중강연의 강사로 민중의 소리 이완배 기자가 나섰다. 이완배 기자는 인류의 본성은 '연대와 협동'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연대의 공동체를 복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완배 기자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가장 설득력 있는 경제학적 설명 으로 지그문트 바우만의 '경쟁의 신격화'와 소스타인 베블런의 '빈곤의 내재화'를 들었다. 

'경쟁의 신격화'는 자본주의의 출현 이후 인류는 7천년의 협동과 연대의 정신을 잊고 경쟁에 순응하고 있고 경쟁이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줄 것으로 믿는다. 또한 민중들은 승자에 대한 칭송과 스스로에 대한 비하에 익숙해져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하나의 설명 이론인 '빈곤의 내재화'는 가난할수록 인간은 보수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베블런은 '가난하면 가난할수록 보수적이고 체제에 순응하는 사람이 양산된다'라면서 극심한 빈곤이 자본이나 체제에 대한 저항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완배 기자는 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례로 1940년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알제리를 들었다.

이 기자는 "당시 알제리는 유사 이래 최악의 민중 간 폭력에 휩싸였다. 당시 프랑스는 인종 문제로 이것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정확한 지적은 프란츠 파농의 '폭력론'에서 찾을 수 있다. 파농은 알제리의 폭력이 극심한 이유는 프랑스의 악랄한 착취 때문이며 프랑스의 강력한 폭력에 저항하지 못한 알제리 국민들은 자신들이 당한 폭력을 같은 알제리 국민에게 풀었다. 수직 폭력(제국주의-식민지)을 당한 식민지 민중이 수평 폭력(민중-민중)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는 "대한민국에서 여성혐오, 외국인 노동자 적대시 등이 역시 수평 폭력의 사례이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요인 역시 이런 인간에게 내재된 수평 폭력성을 활용한 때문"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완배 기자는 험난한 자본주의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제시했다. 우선 주류 경제학의 대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200년의 역사를 가진 자본주의 주류경제학은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다'이라고 전제한다. '모든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기적으로 의사를 결정하지 않는다. 행동경제학자들의 실험은 '합리적 이기적 인간'의 가정을 부정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200년간 자본주의 주류 경제학이 우리를 속인 것이다"

이완배 기자는 인간은 공정하지 않다거나 정의롭지 않은 경우에는 기꺼이 투쟁에 나서는 존재이며,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을 그 증거로 들었다.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자신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인원 1,600만명의 인원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완배 기자는 "이 사회의 가장 약한 곳에 있는 노동자와 농민이 내미는 연대의 손길을 망설이지 말고 잡아 달라. 이것은 인류의 '불문율' 같은 것이다. 7천년 동안 '연대의 공동체'라는 가치가 복원되는 사회, '연대와 협동의 정신'을 가지고 인갑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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