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최초 충남도지사 출마회견 했으나...
중앙당 “충남은 전략공천 할 것”

정용선 전 충남지방경찰청장이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충남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16일 중앙당이 충남을 전략공천(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정 전 청장 입장에서는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선 전 청장은 13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충남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정 전 청장은 “지난 30여 년의 공직생활 동안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내 가족처럼 사랑하고 섬기는 행정을 펼쳐 왔다”면서 “작은 도움이라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을 위한 따뜻한 치안대책을 선도적으로 수립해 추진해왔다”고 지난 공직생활에 대해 자평했다.

정용선 전 청장은 “공무원으로서 간직했던 투철한 사명감, 그리고 30여 년간 축적된 행정 능력, 그리고 대학에서의 연구경험을 충분히 활용하여 충남의 발전을 견인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자유한국당, 충남 전략공천 지역 선정
정용선 전 청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으로는 공식적으로 첫 번째 충남도지사 출마선언을 진행했지만 불과 사흘만에 전략 공천 지역으로 충남이 선정됐다.

광역단체장의 심사를 한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의 결과다. 정 전 청장은 “중앙당에서 충남도지사 전략 공천을 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혹여나 있을 전략공천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정 전 청장의 입장에서 충남의 전략공천 지역 선정은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이다. 자유한국당 중앙당 측은 유일한 공천 신청자인 정용선 전 청장의 개인적인 능력보다는 인지도 등을 먼저 고려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용선 전 청장은 전화통화에서 “상황이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계획한 선거운동을 진행할 것이다. 만약 전략 공천으로 다른 후보가 나서게 된다 하더라도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후보 당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앙당과의 사전교감 없었나
다만 아쉬운 점은 정 전 청장의 출마 선언이 자유한국당 충남도당과의 충분한 사전 교감 없이 진행됐다는 목소리가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성일종 충남도당 위원장은 이인제 고문을 충남도지사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 이완구 총리 역시 공식 활동을 재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알리고 있다.

중앙당에서 자신들의 정치적인 입장을 고려해 전략공천을 할 공산이 있는 상황에서 원내에서 뚜렷한 우군 세력이 없는 정 전 청장이 최종 낙점자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럼에도... 본선에 나설 수 있다면?
정용선 전 청장은 그 동안 당진 지역에서 상당한 호감도를 쌓아왔다. 경찰 고위간부 출신 같지 않은 부드러운 태도와 합리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현직 시장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자유한국당의 카드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당진시장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진 충남도지사 출마 선언은 지역민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정 전 청장이 당진에서는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진 외의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점은 약점이었다.

정 전 청장은 “7~80년대가 아니다. 온라인을 통해 유권자들이 충분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다”라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 하에서 승승장구했다는 점 역시 약점으로 꼽혔다. 당장 정 전 청장이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자, 전국농민회 총연맹은 오후에 곧바로 정 전 청장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충남이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했다고는 하지만 충남 서북부를 중심으로 대규모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됐다는 점도 정 전 청장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5만 이상의 도시(천안, 아산, 당진, 서산)의 인구수는 충남 인구수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노동계층이 많은 도시 지역 유권자들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연관성을 벗지 못한다면 적극적인 비토 세력이 형성될 수도 있다.

●당진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 클 듯
당진 정가는 정 전 청장이 도지사 후보로 본선에 올랐을 경우 그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정 전 청장이 자유한국당의 충남도지사 후보로 나설 경우 당진 지역은 자유한국당 선호 성향의 표심 결집 현상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설령 본선에서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당진시장은 어렵겠지만, 국회의원에 도전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정 전 청장 입장에서는 꽃놀이패가 될 수 있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 역시 “선거에는 여러 변수가 있다. 당진 지역에 국한에 보자면 정 전 청장이 본선까지 오르게 된다면 당진 선거에서는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다”라며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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