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농협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농협, “비용 문제 등 난관 있어” 난색

벼를 가득 실은 트랙터가 미곡종합처리장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전국 RPC 대부분이 시설현대화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당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RPC통합문제를 두고 관내농협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벼를 가득 실은 트랙터가 미곡종합처리장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전국 RPC 대부분이 시설현대화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당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RPC통합문제를 두고 관내농협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당진시가 관내 RPC 통합 문제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나서면서 당진쌀 판매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진시가 관내 7개 종합미곡처리장(이하 RPC)과 3개의 벼건조저장시설(이하 DSC)의 전체 통합을 자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진시 측은 “지역별 RPC 설립으로 인해 고비용 저효율 운영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원가상승 및 저가 출혈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노후화된 시설로 인한 원료곡 품질관리 미흡, 시설개선 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여건 악화가 농가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RPC통합 추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RPC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2019년 2월 초까지 고품질쌀 유통활성화 사업에 국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올 상반기 내 관련 대의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당진시, “선순환 구조 확립 필요”
당진시는 RPC 통합으로 시설을 현대화 해 GAP 인증과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통해 쌀 판매량을 증가시키고 이를 수도작 농가의 소득증대로 잇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당진시는 관내 RPC·DSC 장장 회의, 농협 조합장 회의 3농혁신 월례회의 등을 통해 RPC 통합을 공론화 시키고 있다. 당진시는 통합RPC가 수매가 결정, 도정, 유통, 마케팅 등을 전담해 쌀판매 능력을 전문화시키고 통합RPC 완공 후에 남부권(2019년), 북부권(2021년)으로 도정시설을 단계별로 확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당진시가 RPC 통합을 언급하고 나선 이유는 당진에만 7개나 되는 RPC가 존재하고 있는데다가 타지역 통합 RPC의 실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진은 전국 대표 쌀생산지답게 전국 1호로 설립된(1991년) 합덕RPC를 시작으로 총 7개의 RPC가 존재하고 있다. 전국 1호라는 타이틀은 영광스러울 수 있지만 시설이 그만큼 노후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통합한 당진, 송악, 송산의 통합RPC(당진해나루쌀조공법인, 이하 해나루조공법인, 104%)와 면천RPC(85%)를 제외하면 최근 5년간 평균도정율이 합덕 85%, 석문 70%, 우강 77%, 신평 87%, 고대 70% 정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쌀판매량이 줄어들자 도정률이 떨어졌다는 것이 당진시의 설명이다.

당진시 관계자는 “대형거래처와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GAP인증 등을 받을 수 있는 시설 현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체재로서는 시설 개선의 여건이 마련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천차만별인 RPC별 쌀판매량
관내 RPC의 2016년과 2017년 판매량을 비교했을 때 해나루조공법인RPC의 경우 14,579톤에서 17,922톤(23%), 면천 7,160톤에서 8,633톤(20%), 신평은 5,730톤에서 8,188톤(42%)으로 판매량이 증가됐다.

하지만 나머지 RPC의 경우 평균 9%에 가깝게 판매량이 하락했다. 당진시는 이를 모두 시설노후화로 연결하기는 힘들지만, 시설현대화를 통한 GAP 시설 인증이 대형거래처 확보의 전제 조건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타지역 통합RPC의 경우 의성군 농협이 10년간 약 6억원의 적자에서 최근 3년 동안 10억원 이상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만세보령농협의 경우 수확기 매입량을 전국 최대인 41,309톤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천남부농협의 경우 관내 출혈경쟁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다가 통합 이후 최근 3년 내내 10억원 이상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례는 당진시에게 확신을 불어 넣고 있다.

농협, 통합에 필요한 재원 마련은?
하지만 정작 통합 추진 주체인 농협의 경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석우 농협중앙회 당진시지부장은 우선 통합 논의가 성숙되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당진과 송악 송산의 RPC 통합에 4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당진시가 목표로 하는 시기는 너무 급박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단위 농협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수익 규모에 한계가 있다. 또한 조합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수도작 농가를 위한 RPC 투자를 다른 작물 재배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조합원들을 설득하려면 우선 투자 비용 마련의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당진시는 재정지원 대책에 대해 “우선 통합 이후 혜택을 받을 농협이 예산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진시는 벼 매입자금 지원을 통합 RPC 중심으로 차등 지급할 것이며, 2019년부터는 벼 건조저장 시설 지원 자금을 당진시쌀산업종합발전계획에 선정된 지역에 지원자격을 부여하겠다면서 농협을 압박하고 있다.

전국 쌀 최대 주산지인 당진이 통합 RPC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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