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회장

10년간 30여 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근로현장이 당진에 있다. 그들은 우리 이웃의 아들이고 남편이고 아버지였으며 올해도 안타까운 죽음의 행렬은 멈출 줄 모른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설비보수작업을 하던 2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가운데 노동당국이 해당 공장에 대한 작업 중지 범위를 확대했다.

앞서 노동청은 지난 13일 오후부터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A지구 열연 공장과 철근 공장에 작업 중지를 내렸지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측이 작업중지 명령을 위반하고 그사이 또 사고가 발생했으며 유사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해 작업중지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 오후 2시 35분쯤 현대제철 당진공장 A지구 열연공장에서 일하던 주모(27)씨가 설비 정기보수를 하던 중 갑자기 설비가 작동하면서 주씨가 설비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는데도 15일 작업중지 조처가 내려진 A지구 열연 공장에서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 치수를 재다가 갑자기 돌아간 벨트에 왼쪽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다.

젊은 청년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작업중지 명령까지 어기고 또다시 인사사고를 발생하게 만든 업체에 대해 노동 당국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도록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연이어 젊은이들이 사고를 당하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수많은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한 죽음의 공장이라고 불린다. 2017년 들어 이미 사망한 노동자가 3명이 있을 만큼 심각한 상태였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안전 미흡 상태에 방치되어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사망사고에 대해 노동계측은 현장을 방문한 근로감독관이 작업중지를 포함한 어떠한 조치도 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13일은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3일째 정기근로감독을 진행하는 상황이었다. 근로감독관은 재해 발생으로 인한 사고수습 과정에서 중단된 작업공정을 확인한 채 형식적인 사고조사만을 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진실이 무엇인지 당국의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 올해 정부는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사업장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모든 작업을 중지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전이 확보되었는지 반드시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듣고 확인토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또한 정부는 ‘중대재해 발생시 작업중지 명령·해제 운영기준’ 지침을 수립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서는 전면 작업중지의 원칙으로 하여 현장을 조사해 현존하는 위험에 대해 안전보건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경우 이 기준이 잘 지켜졌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현대제철지회가 재해 발생 후 긴급히 자체 조사팀을 구성하여 사건현장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최소 7개 조항의 산업안전보건에관한규칙과 2개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상황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방호울이나 방호장치, 안전센서, 추락방지 시설 등이 미비했던 점이 파악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이어 아까운 목숨이 사라지는 위험한 현장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야말로 고용노동부가 제대로 역할을 해서 안전조치 확인 문제 등 철저한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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