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의회장

최근 제주도 특성화고 학생 현장실습 사고와 관련, 산업 안전과 노동 인권 교육 등을 통해 내실 있고 안전한 현장실습이 중요해지고 있다.

학교가 아닌 낯선 곳으로 현장실습을 나가는 실습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아무런 지원 없이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하고 산업체도 준비와 계획이 없으며 전공과 관계없는 업무가 맡겨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고나 인권 침해 상황에서도 알아서 감당해야 하며 현장실습을 못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면, 학교는 취업률이나 학교 이미지를 내세워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 특성화고 실습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말이다.

실제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에서 하는 현장실습 제도가 청소년 노동을 착취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의하면 지난해 10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교사 5명과 특성화고 재학생 3명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거나 친구로부터 들은 노동현장 실태와 교사들이 파악하고 있는 노동인권 침해 사항 등을 인터뷰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현장실습은 현장에서 직업 실습을 하기 위한 교육적 취지로 마련됐지만, 현실적으로는 주당 15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취업률로 계상되어 학교 입장에서는 취업률 제고 때문에 점검을 게을리 하고, 부당한 일이 발생해도 학생들에게 참을 것을 요구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또 현장실습이 전공과 무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학계열의 경우 전공과 관련 있는 실습이 30%에 달했지만, 상업계열은 10%에 불과했다. 현장실습의 교육적 목적과는 관련이 없는 음식점, 상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따르면 기업체는 학생들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현장실습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경우 취업률을 잣대로 특성화고의 사업을 평가하는 교육부의 기준을 바꾸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장은 현장실습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실습현장을 1차 점검한 데 이어 다음 달 5일부터 15일까지 2차 점검을 할 예정이다.

또 특성화고 3학년 담임교사 전원에게 산업안전교육을 하고,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특성화고 교장 연수도 한다. 현장실습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와 노동 인권 침해 예방을 위해서는 학생의 대응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답변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노력만 가지고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뚜렷하다. 왜 실습학생들이 산업현장에서 희생되어야 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차분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체와 지역사회의 배려와 함께 정책 마련이 더욱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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